매일 골을 넣을 수는 없습니다만

by 프롬서툰

내성적 크루


지난 주말, 초딩딸은 처음으로 단짝 친구들과 데이트를 했습니다.


아트박스도 가고, 떡볶이도 먹고, 카페도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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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딸은 마찬가지로 같은 성향의 친구들과 자기들 표현으로 '크루'를 결성했다는군요.


참 대단한 크루이지 않나요?


내일모레면 종업식인데 1년이 지나서야 그런 회동을 갖다니.





A 다음은?


그날 저녁에 딸은 몹시 행복해 보였지만 그 대가는 컸습니다.


밤부터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려야 했죠.


- 독감이네요.


의사는 검사 결과를 말해줬습니다.


- 또요? 지난달에도 걸렸었는데.


- 그땐 A형이고, 이번엔 B형입니다.



혹시 C형은 없죠?





전혀 안 괜찮아 보이는 '괜찮아'


하필 회사가 가장 바쁜 시기에 휴가를 써야 했습니다.


집과 병원을 오가는 와중에 짬짬이 외근을 해야 했고, 회사에서 걸려오는 전화도 받아야 했어요.


- 아빠 잠깐 밖에 볼 일 좀 보고 올게. 혼자 있어도 괜찮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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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거실 소파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서 쉰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 응.


하나도 안괜찮아보인다야.





매일 이길 순 없는 일이지만


매일 골을 넣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인생을 경기에 비유한다면 오늘 하루쯤 망쳤다고 해서 게임이 끝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오늘이 아니면 내일도 있고, 내일이 부진하면 모레도 있는 거고요.


하지만 감히 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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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해트트릭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고.


비록 내일은 내일의 경기가 펼쳐지겠지만 오늘의 저는 정말 대단했답니다.


다들 그걸 봤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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