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왔다.
오랜만에 가보는 부산이었습니다.
- 고향이 부산인가 보죠?
부산에서 오래 살았다고 하면 다들 그렇게 묻는데 사정은 조금 있습니다.
태어난 것은 대구이지만 3살쯤에 부산으로 이사를 했거든요.
아버지가 조선업이 돈이 된다는 말을 듣고 부산으로 이직을 결정했기 때문이죠.
그리하여 저는 성인이 될 무렵까지 항구도시 부산에서 살다가 직장을 구하며 대구로 오게 되었습니다.
여우야, 어떡하지?
- 고향은 대구입니다!
갓 입사했을 무렵, 직장 선배들이 실망한 투로 '그럼 대구 사람 아니네?'라고 하면 반사적으로 그렇게 대답하곤 했습니다.
혹시나 그들이 정해둔 '괄호 밖'으로 튕겨 나갈까 두려워서.
'수구초심'이라는 옛말이 있죠?
여우가 죽을 때 자기가 살던 고향 쪽으로 고개를 향한다는 뜻인데요.
저는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려야 하나 늘 고민입니다.
고향은 대구인데, 오래 살았던 곳은 부산이고, 어쩌면 대구에서도 부산에서 살았던 것만큼의 기간을 살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쉽네?
기차를 타고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돼지국밥집을 찾았습니다.
대구에도 돼지국밥집이 많이 생겼지만 부산식을 따라갈 순 없어요.
왜냐하면 저는 부산 사람이니까요.
아하, 지금 결정했습니다.
'나는 눈을 감을 때 부산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려야겠다.'
이렇게 간단한 일인 것을.
from surtune
https://blog.naver.com/surtune45/223755905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