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성공에 눈 돌리지 않을 용기
유튜브 콘텐츠 중 최성운의 사고 실험을 즐겨본다. EO채널의 코너일 때부터 즐겨봤는데, 최근 런던 베이글 뮤지엄 대표 료씨의 편을 보고 한 번 더 반했다. 출연자의 세계관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다니!
"모두가 진짜로 태어나서, 그 누구도 가짜로 태어난 게 아니잖아요."
너무 당연한 말인데 거듭 떠올랐다. 우리 중 그 누구도 가짜로 태어난 사람은 없지 않은가. 태어남 자체에 유일함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삶의 방식 또한 그 유일함을 발현하면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요즘 세상에서는 더욱 어렵진 않을까. 터치 한 번이면 온 세상에서 화려한 삶이 쏟아진다. 만들어가는 단계의 팍팍함보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타인의 삶이 더 좋아 보이는 건 당연하다. 무의식적으로 앞선 삶을 따라가고 싶어진다. 그 성공의 한 조각이라도 닮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진짜를 만들어가는 데에는 고독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료 씨 또한 자신의 이름이 '동료'라는 단어에서 따왔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늘 외로웠다고, 그때를 떠올리면 혼자서 신발주머니를 바닥에 질질 끌고 다니던 장면이 떠오른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외롭게 지낸 시간들이 은연중에 내가 나의 동료가 되어주어야겠다는 마음을 만들었다고 했다. 고통의 시간들이었지만 오히려 그의 개성을 온전히 발현할 수 있는 안전한 아지트가 되었을 것이다.
일을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멋지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를 가지고 있었다. 먼저 좋아하는 대상을 향한 진정성. 그들의 눈을 보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빛을 가지고 있다. 무언가가 좋으면 그게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행복해하는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무해하게 빛나는 눈. 그리고 오랫동안 그 분야를 생각해 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방향들 중에서 본인이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분명하게 서있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지난하고 외로운 과정을 견딜 수 있는 뚝심이었다. 무언가를 만들 때 그 핵심에 집중해서 끝까지 파고 들어가는 힘.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쉬운 의견에 흔들리지 않고 결국 그 씨앗을 발아시키는 힘.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진짜를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유일한 답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 인장이 새겨진 것들은 한순간에 꽃피지 않았다. 100을 준비해 내놓은 1은, 10을 준비해 내놓은 것보다 더 깊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1이 주는 감동 또한 적어도 10배의 가치가 있지 않을까.
쉬운 성공은 딱 그만큼 쉽게 내 곁을 떠날 것이고, 어렵게 얻은 성공은 딱 그만큼 의미를 남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