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내 딸이 이렇게 산다면?
어른이 된다는 건, 스스로에게 잔소리를 하고 이를 무시하지 않고 결국 실행하는 것 아닐까. 사람은 더 편한 쪽으로 기울어지게 되어 있다.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고. 그런데 몸이 원하지 않는 불편한 일을 할 때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주말 아침 억지로라도 몸을 일으켜서 한 주간 묵은 집안일을 해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제대로 주말을 맞이할 수 있다. 다만 어렸을 때는 이런 사소한 부분들을 부모님의 잔소리를 들으며 챙길 수 있었는데 어른이 되고부터는 그 누구도 이런 것들을 챙겨주지 않는다. 아침에는 커피 대신 물을 마셔라, 야식은 먹지 말고 저녁을 꼭 챙겨 먹어라. 이런 말들도.
머리로는 알지만 하기 싫은 것들을 해나가는 것. 그렇게 스스로를 잘 챙기는 것도 현대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능력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태도는 하기 싫을 일을 할 때뿐만 아니라 나를 지킬 때도 좋은 기준이 된다. 가끔 너무 힘들 때, 나를 내 딸로 상정해서 생각해보곤 한다. 만약에 내 딸이 이렇게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떤 말을 해줄까. 그 존재가 어떤 선택을 하길 바랄까. 그래서 요즘에는 일이 남아도 억지로 집에 가져오지 않으려고 한다. 내일 조금 더 일찍 출근해서 해내면 되는 거니까. 쉼을 하찮게 여기지 말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꼭 하게 되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이 내가 될 수는 없다. 내가 하는 말을 책임질 수 없고, 내가 쓰는 글을 책임질 수 없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 결국 모든 책임도 자신이 지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인생의 어떤 점들을 잘 찍을 수 있겠지만, 그 점들을 이어주고 있는 보이지 않는 선은 개인이 만들어가야 한다. 무던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식에게 하듯 따끔한 잔소리를 하고, 깊은 토닥임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 안에서 나는 응석을 부렸다가, 다시 일어서서 나아갈 수 있다.
매력적인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을 잘 보듬는다. 안과 밖을 가리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좋은 곳으로 데려가고, 열심히 공부를 하고,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낸다. 일생에 큰 열정도 의미도 찾지 못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만약에 내 딸이 이런 상태라면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우선은 일상에 감사하라고 했을 것이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지금의 소중함을 강조했을 것이고, 한편으로 쉼 없이 최선을 다해온 것에 고생했다고 말해줄 것이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