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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Nov 21. 2023

감사일기_23.11.21 화요일

임상연구로 항암제가 바뀌게 되어 모포트 시술이 필수가 되었다. 수술도 아닌 시술은 이젠 일도 아니지 긴장도 안된다. 생각했는데 금식을 하고 아침 일찍 가야 하는 일정을 꿈속에서는 밥을 먹고 저녁에 갔다 ㅜㅜ(악몽. 긴장했네 했어)

아침 6시에 두 아이들을 깨워놓고 밥만 차려놓고 남편과 출발했다. 진료 있는 날은 6시 30분 채혈을 해야 해서, 이렇게 깨워만 놓고 아침밥만 세팅해 주면 5학년, 3학년 이들이 야무지게들 준비해서 시간 맞춰 학교에 잘 가니 얼마나 감동인지 모른다. (알고 보니 이들은 이렇게 할 수 있는 아이들이었다.)

케모포트는 국소마취였고 마취주사가 풀린 지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이물감으로 불편하고  아프다.ㅜㅜ

그래도 항상 좋은 의료진을 만나니 감사하다. 혈관조영실 시술 교수님은 어제 9시부터 꿀잠 잤다며 컨디션 좋다고 흉터 안 남게 해 주시겠다고 상큼한 인사로 시작하셨다. 잘 참는다고 칭찬도 해주시고 이 나이에도 칭찬은 듣기 좋았다.

오늘 예정된 항암까지 하였다면 너무 힘들었을 텐데.. 밀리게 되어 것만 감당하면 되니 이 또한 감사다.

녁엔 엄마가 들려서 기도를 해주셨다. 가여운 우리 엄마. 내가 잘 치료받아 걱정을 덜어드려야지.

남편이 오후에는 수서역에서 기차 타고 출장을 가야 했는데 내가 모래주머니 지혈이 길어져서 기차시간을 연장했다. 촉박하게 가야 할 텐데 굳이 나를 집에 데려다주고 간다며.(연애 때 집 앞에서 손 흔들고 인사 끝나면 뒤 한번 안 보고 앞만 직진하던 오빠였는데) 그 마음이 감사했다.

항암제가 바뀐 것은 주치의의 의견도 아니고, 나의 의견도 아니고, 임상연구 랜덤 추첨이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정해주시길 의탁하며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주치의 선생님은 본인이 정할 수 있었다면 바꾸고 싶었다고 잘되셨다 해주셨다. 

이렇게 나의 모든 순간에 하나님 개입 해 주셨구나. 감사하고 기쁜 하루다.


날이 저물어 갈 때 빈들에서 걸을 때 그때가 하나님의 때 

내 힘으로 안될 때 빈손으로 걸을 때 내가 고백해 여호와이레 

주가 일하시네 주가 일하시네 주께 아끼지 않는 자에게 

주가 일하시네 주가 일하시네 신뢰하며 걷는 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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