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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other time 자축인묘 Apr 27. 2024

제네럴 General

신 & 호색 그 강렬한 두 영웅의 서사시....( 신의 등장 )

2. 신의 등장 ( 기나긴 겨울 )   

  

싸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어머니 변 씨는 날이 저물도록 오지 않는 신을 기다리며 먼 동구 밖에 나와 붉은빛이 검은빛으로 바뀌는 하늘을 보고 있었다.

“얘가 올 때가 됐는데 왜 이리 모습을 보이지 않누....” 

변 씨는 걱정 어린 혼잣말을 돼 내이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신은 돌아와도 한 참 전에 들어와 있어야 될 일이었다. 요즘 들어 부쩍 출타가 잦았던 지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지만 어두워지는 어둠 앞에선 어머니의 마음은 불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저 멀리 기울어지는 서산마루 쪽에서 쩔뚝이며 걸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멀리서 봐서는 누군지는 알 수는 없었지만 오는 모양새가 신과도 닮은 듯했으나 평소에 보던 신과는 어딘지 모르게 다른 것 같아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다. 

절뚝거리며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오는 한 사내는 다름 아닌 변 씨의 셋째 아들인 신이었다.     

“아니 이게 어찌 된 게야?”

어머니는 깜짝 놀라며 신에게 다가가 부축을 하며 근심 어린 얼굴로 아들을 쳐다보았다.     

“별거 아니에요 어머니... 그냥 오다가 발목을 접 질렀어요 괜찮아요 어머니”

신은 별거 아니라며 어머니를 안심시키려 했지만 누가 봐도 상태가 보통이 아님을 어머니 변 씨는 알 수 있었다...     

“그러게 요즘 무리 한다 했더니 결국은 이렇게... 전처럼 과장에 못 들어가면 어쩌려고 그런 게냐 응.......” 변 씨는 아들을 걱정하면 서도 얼마 남지 않은 무과시험도 같이 걱정하고 있었다.     

신은 이전 훈련원병과에 응시했으나 말에서 떨어져 낙상과 함께 식년시 무과도 낙상을 한 터였다. 

변 씨의 마음은 아들인 신을 걱정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벌써 서른을 훌쩍 넘겼음에도 어린아이 대하듯 바라보았다.      

“이번 식년시(式年試)에는 무탈해야 되지 않겠니 신아?”     

신은 벌써 십여 년 전에 이 지역 부호인 “방진”의 무남독려인 “수진”낭자와 백련해로를 맺은 후 데릴사위로 들어간 상태였다. 그러던 와중 어머님이 계신 본가에 며칠 묵으며 무과 시험을 준비 중이었다.

신은 문과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장인어른의 영향을 받아 무과로 방향을 틀은 지도 어언 십여 년의 세월이 지났다.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신의 마음은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십여 년의 세월 동안 이룬 것은 첫째 회와, 둘째 울을 두고 있었으며 셋째는 아내 방 씨의 복중에 임신 상태로 있었다. 신의 마음은 하루라도 빨리 식년무과 통과를 바라는 여는 일반 양반가 자제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처가의 장인어른 “방진”은 그런 사위 마음을 알았는지.. 신에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 것을 항상 전하였다.

“이 서방 너무 조급하게 마음 가질 것 없네, 본래 큰 그릇은 늦게 만들어지는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 하지 않는가... 너무 서두르지도 말고 초조해하지도 마시게....”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신은 “예 잘 알겠습니다. 장인어른..” 하며 겉으로는 유연하게 행동을 했지만 본인 마음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뉘엿뉘엿 해가 떨어지는 서산마루를 등지며 집으로 향하는 신과 어머니 변 씨는 이 추운 겨울을 더 춥게 만드는 수묵화와 같아 보였다. 신은 앞이 보이지 않는 이 순간이 마치 자신의 암울한 현실과 다르지 않다 생각이 되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 순신은 죄송하다는 말 밖에 어머니 변 씨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오늘 다리를 접질린 것도 그렇고 계속 처가살이를 하며 과거에 번번이 떨어지는 본인을 생각하니 어쩔 수 없이 미안함이 입으로 나오게 되었다.     

듣고 있던 어머니 변 씨는 잠시 걸음을 멈추며 순신에게 말하였다.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고 모든 만물은 다 때가 있듯이.. 지금의 너의 이런 시련은 하늘에서 다 뜻이 있어 너에게 이런 경험을 주는 것이니... 너무 괘념치 말고 물 흐르듯 받아들여 보아라... 신아” 

어머니의 말씀을 새긴 신은 참을 수 없는 미안함이 가슴을 통과해 머리끝 정수리까지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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