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3년차 수험생맘 로그
계절이 변화하기 직전의 시점에 늘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이대로 날씨가 더 지속된다면 난 죽을 것 같아. 과연 이 더위가(추위가) 언제 끝나지?” 라고.
그렇게 끝날 것 같지 않던 더위나 추위에 화가 날 즈음이면 어느순간 계절이 바뀌어 있음을 발견한다.
“아~ 날씨 좋~다. 이제 좀 살만하네” 라고 말하며 흐뭇해한다.
계절도 이렇게 변화해, 숨통을 틔워주는데…나의 짜식들….엄마 숨통 안 틔워준다.
나에겐 집에서 입시를 준비하는 n수생 아들과, 고2 딸내미 두녀석의 까칠이들이 있다.
이정도만 설명해도 한국에 있는 입시를 앞둔 자녀들 뒷바라지에 여념없는 엄마들이
격한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줄 것만 같다.
심지어 n수생 아들은 학원 다니지 않고 집에서 혼자 공부한다.
(주의: 스스로 알아서 하는 자립형이 아니라, 학원에 대한 막연한 부정성으로 안간다고 한 것임.
나는 그 부정성은 남편때문이라 확신한다. 한국와서 계속 한국의 입시를 비판했고 맥락적 설명없이 듣던
아들이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 교육관 다른 남편과 살기 참 불편했다는….)
미국에서 태어나 살다가 한국에 들어온 아들, 6학년 2학기때 처음으로 동네 공립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그리고 몇 달 후 졸업했고, 바로 중학교1학년이 되었다. 당시 아이는 한국말을 잘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생활 한국어를 잘 했던 거지, 교과의 양이나 내용이 어려워지는
중학교 수준을 이해할 수는 있었을까? 싶다.(미안하구나 아들아~)
중학교 입학후 몇주가 지나고 사춘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 이상 엄마의 혼남을 당하지 않는 무시무시한 사춘기가 되었다. 사춘기 제대로 쎄게 와서 공부와 담쌓고,
친구들과 거리를 방황하고, 집은 전쟁터였다. 그나마 아빠의 권위는 통했던게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악몽의 중고등학교가 지나고 첫 입시가 끝나면서 고민하고 말것도 없이 재수한다는 분위기가 형성이 되었다. 정말 자연스러웠다.
학원은 다녀본적 없으니 집에서 공부한다는 아들. 그리고 두번째 수능시험 40일전에 알았다.
일년동안 공부 하나도 안하고 있었다는 걸…WHAT!!!!
문 닫고 있으니, 뭘 하는지 알 수가 없지. 그당시 엄마인 나의 절망과 좌절감은 어떻게 표현도 못하겠다.
도대체 재수를 왜 하겠다고 한거야? 그렇게 n수가 시작되었는데, 한달 열심히 하고 도루묵이다. (내가 보기엔 그랬다.) 그리고 지금 수능 한달 앞두고 있다.
내가 엄마가 되면서 배우고 있는 것은 세상에는 내 마음과 욕심으로 될 수 없는 것이 있고, 그것을 수용해야한다는 것이다. 성인이 된 철없는 아들이 스스로 깨닫고 나아갈 때까지 그저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여전히 속에서는 천불이 난다. 그 천불과 함께 가슴이 녹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엄마이게 강하게 뿌리 깊게 견뎌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아~ 정말 인생 힘들다. 엄마가 이렇게 힘들줄 알았다면 안할걸 이란 생각도 들만큼 힘들다. 하지만 이게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인걸 어쩌겠나? 그냥 잘 살아가는 수밖에…
의미있고 감동있는 글쓰기 하고 싶었는데, 오늘은 이렇게 내 마음속 이야기 풀어내고 싶었다. 수험생 부모님들 중 누구하나는 공감해 주겠지?라는 믿음을 갖고 말이지.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