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단쓰 42] 내 맘대로 제주 쏘다니기

by 리단쓰

ㅡ 2019.8.29.목 ㅡ

제주의 시간은 빠르게 시작된다.

전날의 시간들이 빠듯하게 진행되었기에 늦잠을 자고 싶으면 그리할 요량이었다.

그러나 게스트하우스 부근에는 살포시 산책하기 좋은 관덕정이 있으니 자꾸 둘러보고 싶어 져서 일찍 움직였다.

관덕정 건너편에 있는 오래된 목조 주택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순아 커피라는 곳에서 비 오는 정경을 보며 커피타임을 누리고 싶었는데 오픈시간이 안돼서 패스했다.

비가 보슬 내리는 관덕정을 한 바퀴 돌고 학교 부근으로 미리 도착해서 여유 있게 커피타임으로 시작했다.

걷기도 하고 버스도 연계하며 갈 수 있었던 건 7월 한달살이 동안 여기저기 쏘다니며 동선도 익혀두고 실수로 길도 헤매면서 터득한 방향성이 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9월 중순부터 6주간 근무할 학교 건너편의 맘에 둔 아지트인 델문도 베이커리 카페는 함덕에 있는 델문도 카페와는 달리 갤러리형 카페라서 시간 보내기 딱 좋았다.

왠지 7월의 알바 때 머물며 정감이 가더니 다시 찾은 카페의 시간이 달콤했다.

커피를 여유 있게 마시며 제주 사는 지인에게 톡을 보내니 학교 일정 마치고 함덕에서 뭉치자고 하였다.

예전부터 지인 언니가 함덕에 찐 맛집인 대성 아귀찜을 사준다고 벼르더니 '대성 아귀찜'에서 크게 한턱을 냈다.

아귀가 통째로 나오는 맛집인데 포스가 남다르긴 했다.

제주에 온 김에 걷기를 누리고 파서 제주 시내에서 1박을 더 하기로 했으니 사라봉과 별도봉을 한 바퀴 돌면서 밀린 수다를 나누었다.

사라봉을 먼저 걷고 바로 연계해서 별도봉을 걷다 보면 정취가 너무 달라서 감동이 남는다.

특히 별도봉과 이어지는 화북마을은 4.3 사건의 아픔이 있는 곳이어서 갈 때마다 조용한 묵상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그리 높지 않지만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정경이 일품이었고 아담한 오솔길은 걷는 맛이 최고였다.

일행들과 헤어진 후 조용히 생각하며 걷고 싶어서 나의 은밀한 힐링 스폿인 한라수목원을 가서 한 바퀴 걷고 부근에 있는 조용한 한정식 맛집에서 자축의 의미로 맛난 가지 솥밥 정식을 선사하며 누렸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혼자 숙소에서 조용하게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앞으로의 제주 6주살이에 대한 구상으로 심장이 쫄깃한 밤을 보냈다.

얼결에 제주에서의 2박이 마무리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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