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단쓰 52] 호젓하게 한라수목원

by 리단쓰

6주살이의 끝이 보이니 자꾸 안 가본 곳 안 해본 것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어쩌다 보니 매주 가족들이 제주로 와서 주말에는 불금부터 여행자 모드로 다녔으니 혼자만의 걷기가 무진장 갈증이 생겼다.

혼자만의 불금을 보내기에 나만의 핫플로 가끔 걸었던 한라 수목원을 떠올렸다.

생각이 많아지거나 정리를 하고 싶을 때 한라수목원의 빼곡한 나무 사이를 피톤치드 뿜뿜 느끼며 걷다 보면 세상 행복해졌다.

제주 시내에 위치한 한라수목원은 접근성도 좋아서 시내버스도 많고 안전한 곳이라 좋았다.

룰루랄라 퇴근 후 바로 달려갔더니 분위기가 시장 분위기였다.

수목원 야시장을 생각 못했다.

늘 이른 시간 고요하게 걷다가 퇴근 후 와보니 난리도 아니었다.

더구나 시즌이 할로윈 주간이라 여기저기 너울대는 서양 귀신과 푸드 트럭으로 난삽했다.

그냥 즐기는 시간이라면 대찬성의 분위기로 푸드 트럭에서 음식도 사고 어디든 구석에 앉아서 즐길 수도 있겠지만 고즈넉 저녁 향기 느끼려다 화들짝 놀래서 바로 퇴장하였다.

다행히도 다음날 토요일은 제주 사는 지인들과 절물 휴양림을 걷기로 일정이 잡혀 있었다.

빼곡하고 웅장한 절물 휴양림은 코스에 따라서 소요시간이 선택되니 구불구불 숲길을 거닐며 여유롭게 숲 내음을 누렸다.

과일과 커피 떡등의 간식은 걷기의 필수 준비물이니 체력 보충도 하면서 휘릭 지나가버린 6주의 시간을 아쉬워했다.

걷고 조용히 묵상도 하고 소소한 수다도 나누는 숲길의 시간은 늘 행복을 남겨주는 순간이었다.

충분히 걷고 나서 지인들과 식당보다는 제주 민속오일장 구경도 할 겸 찜해둔 분식을 도장 깨기 하기로 하였다.

땅꼬분식이라는 오일장 맛집인데 오징어 튀김이 예술이었다.

쫀득한 쌀 떡볶이에 어묵과 환상의 콜라보로 엄청난 양을 해치웠다.

벌써 10월의 끝자락이 되어버린 제주살이의 의미는 너무도 충분하게 많은 것을 남겨주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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