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단쓰 53] 세월호를 잊지 않으리라!

by 리단쓰

ㅡ 2019.10.28.월 ㅡ

제주를 떠나기 전 꼭 가보리라 정해둔 전시를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제주 시내에 가볍게 산책하는 신산공원이라는 곳의 옆에 위치한 제주 문예회관은 제주살이 중 나의 문화생활에 촉촉한 단비였다.

괜찮은 수준의 전시회가 다양하게 무료 관람으로 운영되었고 알찬 공연도 가성비의 관람료로 즐길 수 있는 좋은 공간이었다.

날짜를 기억해 두고 꼭 다녀오리라 벼르다가 결국 10월 28일 출근 전 오픈 시간에 맞추어서 다녀왔다.

세월호 희생자의 유족들이 아픈 시간을 보내며 꾸준히 상처를 치유해 가는 처절한 시간들의 기록이었다.

2014년 4월 16일의 아침을 어찌 잊으리!

막내와 동갑내기 아이들의 어이없는 희생은 너무 아프고 아리다.

아침 일찍 기숙사에 있는 막내가 곧 떠나기로 했던 제주 수학여행이 취소되었다며 다른 학교 수학여행 중에 무슨 배 사고가 터졌다고 전해주었다.

놀라서 뉴스를 보니 단원고 학생들의 수학여행 사고 소식이었다.

구조선이 도착 후 수습된다는 말에 안도를 하고 정신없이 출근해서 일을 하다가 접한 소식들은 충격이었다.

그 이후로 엄청난 뉴스들에 상처들은 깊어만 가고 남겨진 가족들의 소식은 처참했다.

전시회를 살펴보며 어린 영혼들도 너무 가엾고 생존자들의 깊은 좌절과 아픔들이 안타까웠다.

남겨진 가족들이 망가지고 아파하며 처절하게 버텨 낸 흔적들에 코 끝이 맵싸하게 아프고 목울대가 저릿한 슬픔을 간신히 누르며 전시회장 끝을 나올 수 있었다.

마지막 방명록에 적을 말이 없어서 한참 훌쩍이다가 간신히 적어두고 빠져나왔다.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미안해"

전시회 중 왈칵 눈물이 솟고 다리가 후들거린 그림 한 장으로 꽤 오래 아렸던 시간이 기억된다.

< 그날의 흔적 >

잊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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