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단쓰 75] 제주 번행초를 아시나요?

by 리단쓰

ㅡ 2023.12.19. ㅡ

제주의 겨울을 만나러 당치로 떠나서 제주 번행초라는 것을 알게 된 여행이었다.

틈새를 노리고 노리다 하루 일정이 되는 날짜를 낙점하였고 당치이지만 혼여의 꿈에 행복해졌다.

아뿔싸!

남편도 당치라는 것을 해보고 싶다니 혼여는 역시 안 되는 일정이었다.

늘 제주는 최소 2박은 하자는 생각을 강조하던 남편이 한라산 알현 후 제주 사랑이 깊어진 건지 잠시라도 제주 기운을 얻고 싶다고 하였다.

당연히 혼여인 줄 알고 함덕 사는 지인과 커피타임도 누리고 서우봉 둘레길도 걸어볼 예정이었는데 당황스러운 일정 꼬이기가 되었다.

남편이 같이 또 따로 전법으로 즐기자는 의견에 동의해서 동선은 정리되었다.

제주 공항도착 후 함덕에 가서 애정하는 내장탕으로 조식을 누리고 거기서 헤어져서 나는 제주 지인과 커피 타임을 하고 남편은 조천부터 함덕 서우봉 둘레길을 걷고 오후에 함덕 스벅에서 도킹을 하기로 최종 확정하였다.

맛난 해장국을 먹고 지인과 함덕 빽다방의 바다뷰를 누리며 수다를 나누었다.

손재주 좋은 지인은 손수 만든 동백꽃 가득한 에코백까지 선물로 건네주니 똥손인 나는 그저 놀랍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게 되는 선물이었다.

그래도 제주까지 왔으니 요즘 핫한 번행초라는 것을 채집하며 손맛을 보라고 안내한 바닷가는 초록초록 번행초 서식지였다.

번행초는 해변 가까이에 서식하는 야생초로 염증 해독에 좋은 약초인데 장아찌나 나물로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미 효능은 듣고 알고 있던 터에 얼결에 채집을 하게 되었다.

제주 지인은 차에 늘 비닐장갑과 봉지를 구비한다며 제주 쓰레기봉투를 건네주었다.

잠깐 동안 채집으로 쓰봉 한가득 채우고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함덕 스벅에서 남편과 도킹해서 다음 일정을 짜며 하루치 제주의 시간에 행복해졌다.

함덕에서 버스를 타고 탑동에서 내린 후 해변가를 따라 올레길을 한참을 걸었다.

차로 스치듯 지나는 길도 걷다 보면 새로운 것이 보이는 게 참 신기한 일이었다.

관광코스의 기본인 용연다리도 걷고 걸어서 만났으며 용두암의 바위도 새삼스럽게 바라보며 사진을 찍었다.

탑동부터 걸어서 드디어 용담해변까지 도착했으니 엄청난 시간을 걸었다.

저녁은 용담 해변이 보이는 해월정이라는 곳에서 보말세트로 여유 있는 저녁식사를 즐겼다.

육지로 나가는 비행기는 9시 넘어서 출발하는 표를 예매해 두니 시간이 넉넉하였다.

제주 밤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한참 바다멍을 즐기며 제주 당치의 매력을 충분히 누린 하루였다.

거의 자정이 되어 일산에 도착하니 공원길에 빼곡하게 흰 눈이 쌓여서 너무 이뻤다.

알찬 당치와 눈길의 추억이 있는 12월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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