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단쓰 97] 제주에서 만난 난타 배우들

by 리단쓰

이번 제주 여행의 숙박은 난타호텔이고 이곳은 부속 건물로 난타 전용 극장을 운영하고 있다.

숙박객에게 주는 공연 50프로 할인권도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난타 전용 극장에서 하는 공연이 주는 호기심이 더 크게 다가왔다. 예전에 작은 소극장에서 처음 보며 흥분을 느꼈던 기억이 떠올라서 왠지 웅장함 속에 울림이 멋질 것 같았다.


공연예술 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앞으로 방향성을 모색하는 큰딸과 무언가 울림이 주는 흥분을 느끼고 싶어 하는 엄마는 죽이 맞아서 그리고 호텔 바로 옆 백 미터 동선일 때 누려보자며 관람을 결정했다.


결론은 실망과 함께 자본주의의 침식으로 중국 관광객의 구미에 맞게 흘러가는 공연의 방향성에 묘한 패배감과 불편함을 느끼게 되었다.


공연을 보러 들어가서 배정된 우리 좌석 옆의 남자가 이미 쩍벌남의 포스로 내 좌석까지 침범한 것을 보고 기분이 불편해지고 관객의 80프로 이상이 중국인이기에 국적을 살피는 중 궁금증이 해소되었다.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계속 톡을 보내는 중 한글이 보였고 급기야 전화 통화까지 감행하는 한국인이었다. 차라리 우리 민족의 부끄러움을 내가 감당하는 게 나은 것일까 싶은 우스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공연 20분이 지난 시점에 관광버스 2대 정도의 인원으로 추정되는 지각생 관람객이 중국어로 떠들며 소란스럽게 핸드폰 전등까지 켜고 입장을 하였다.


극의 전개는 기대했던 악기들의 두들김 향연보다 중국인 관광객의 구미에 맞추는 눈높이의 유치한 전개가 시작된 것에 이미 실망감 가득이었다.


빠른 퇴장 하며 환불할까 고민하던 터에 어셔의 입장은 옆자리 관객이 다시 전화 이슈를 보이면 좌석 이동을 해주겠다고 하니 일단 분석이나 해보자는 심정으로 유치하고 지루한 공연을 몰입감 없이 지켜보았다.


송승환의 난타 공연을 기대한 것이 무리였고 중국자본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는 현실이 불편한 마음이었다.


그 와중에 배우들의 자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100분 공연이라는 설명에 내가 알고 있는 난타공연의 역동성을 생각한다면 배우들이 쓰러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였다.

그런데 극의 전개는 관객과 호흡을 맞추는 소통의 공연을 내세우며 배우들의 멋진 근육과 유연성과 몸쓰임을 두고 코믹적인 배치로 30분여를 낭비시키는 모양새였다.


그러니 100분 공연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여기고 멋진 열연을 보여준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제주의 중국 자본 잠식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느낀 난타공연 관람의 후기를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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