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단쓰 99 ] 제주 4.3의 고운 얼굴들

by 리단쓰

제주의 여행이라도 마냥 밝음만 쫒을 수는 없는 어두움도 살펴보는 날이었다. 다크 투어리즘의 시간이다.

이번 제주여행길에 챙겨 온 책은 한강작가 독서모임의 8월 지정도서로 정한 제주 4.3을 다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였다.


책의 내용 중 4.3 사건의 역사적 증거로 나오는 장소가 마침 숙소부근이기도 해서 꼭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원래는 주정공장으로 쓰였던 곳을 급작스럽게 4.3 사건의 희생자들을 수용하는 장소로 가두어두고 학살하는 장소로 기리는 곳이었다.


소설 속 묘사가 아니어도 역사 속 고운 사람들이 얼마나 어이없게 희생되었는지를 처절하게 보여주는 장소였다.


주정공장 수용소 4.3 역사관 한켠에는 역시 한강작가의 소설인 작별하지 않는다가 전시되어 있고 독자들이 마음에 남긴 구절을 남겨두는 코너가 있어서 찡했다.


나 역시 책을 읽으며 무수한 주춤이 있는 구절들 속에서도 마음에 오래 묵직하게 내려앉는 구절을 체크해서 남겼다.


제주 인구의 10분의 1이 무조건적 학살을 감당하며 제주는 곳곳에 무거운 어둠이 남겨진 것이리라!


바다가 아름다움에도 유난히도 시리게 슬프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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