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국단체 같은 이름 '사국회'

by 리단쓰

친목 모임의 이름치고는 결연한 모임이 있다.

사국회라는 모임인데 큰딸 초등학교 4학년 때 같은 반 임원회에서 알게 된 후 지속되는 학부모 모임이다. 2004년부터 알고 지냈으니 벌써 20년 지기 모임인셈이다.


아이들은 각기 지내지만 엄마들 6명은 여전히 수다로 똘똘 뭉치는 ㅡ 아니 그 사이 1명이 부산 가고 멀어졌다 ㅡ사람 내음 나는 모임으로 우린 서로 찌질이라고 부른다. 사람 모이면 좋은 말도 한 자락이라고 괜스레 티격 대고 뒷말도 나오고 그런 경우도 있지만 우리 6명은 각자 인정하며 흐르듯 지내고 있다.


2006년 봄에 서울에서 파주로 이사 가는 날 송별회하고 새벽까지 놀면서 울고불고하더니 왜 그랬나 싶게 뻘쭘해지도록 잘 만나고 있다. 다만 그때부터 계모임 형식으로 회비도 걷고 모임도 규칙적으로 하게 되었다. 같은 아파트에서 거의 매일 몰려다니다가 친목회날 보는 사이가 되었지만 찌질이들은 모이기만 하면 큰 주제도 없이 그저 웃음 해소로 질펀한 모임이었다. 내가 파주로 가서 모임에 게으름 피울 수 있다며 나를 초대 회장으로 정해주니 졸지에 계주가 되었다.


모임 이름을 지으며 탄생한 것이 '사국회'의 시작이었다.

우리가 만난 게 아이들 4학년 때 같은 반 어머니회였고 반이름이 국화반이었다. 그래서 사국회가 탄생했다.


아이들은 94년생 동갑이지만 엄마 나이는 10년 차가 나는 구성이었는데 요즘은 팀 막내가 벌써 여기저기 아파서 걱정이 되고 있다. 나이 서열 2위인 내가 그나마 쌩쌩한 편이다. 벌써 팀멤버 아이들 2명이 결혼을 하였으니 진짜 세월이 무상하게 흐른다.


서로들 바빠진 틈에 그저 톡수다로 버티더니 드디어 다음 주에 모임을 갖기로 하였다. 하릴없는 수다 힐링이 기대된다.


나이 들수록 친구는 중요하고 몰빵 하지 않는 친구관계가 좋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고 있으니 사국회는 나라는 못 지켜도 우리 마음의 평안은 지키는 멋진 모임이기에 담주 만남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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