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품은 이야기 3

#2 이생진 시인을 만나다

by 리단쓰

진환이가 제주도 성산에 오게 된 이후

아침마다 화단에 물을 주는 일만큼 신나는 건,

아침 산책길에 만나는 예쁜 징검다리 돌이다.

외할머니집 골목을 빠져나가면 오른쪽에

성산 일출봉이라는 작은 산 같은 곳이 있다.

진환이 외할머니집에 묵는 민박집 손님들은 새벽부터 간단한 짐을 꾸리고 꼭 다녀오는

곳이 성산 일출봉인 것이다.

하루가 시작되는 해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는데 진환이는 제주도에 온 후로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민박집 손님들이 다녀온 후 아침밥을 먹으며 멋졌다면서 성산 일출봉 이야기를 할 때마다 궁금한 마음이 생겼다.

외할머니는 민박집 손님들이 성산 일출봉을 다녀올 동안 아침상을 준비해야 하니 진환이가 따라갈 수는 없었다.

아침 화단에 물을 주고 나면 진환이가 뛰어서 달려가는 곳이 우도가 보이는 자리였다.

그곳은 성산포 바다를 시로 적은 이생진 시인의 시들이 적혀있는 돌비석으로 예쁘게 꾸며진 곳이다.

진환이는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해도 제주도에 와서 처음으로 엄마랑 함께 온 곳이라 좋아하는 곳이다.

그날 엄마는 진환이에게 시가 적힌 돌에 앉으라 하고는 사진을 여러 장 찍어주었다.

"진환아 여기 시를 적은 분은 시인 이생진 할아버지란다.

여기 성산 바다를 보고 너무 좋아서 그 느낌을 글로 적은 거야.

그리고 사람들이 좋아해서 이렇게 돌비석에 시를 적어서 꾸며둔 거란다 “

진환이는 엄마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더욱 좋아하는 곳이다.

아침마다 엄마가 일하고 있는 우도라는 섬을 바라보면서, 시가 적힌 돌 위에 앉아 있으면, 엄마랑 함께 있는 것처럼 좋았다.

우도는 외할머니집에서 진짜 가깝게 보이지만 배를 타야 갈 수 있는 곳이라, 진환이는 엄마가 자주 못 오는 거라고 믿었다.

길게 누워있는 소 모양이라서 우도라고 엄마가 알려준 곳이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을 땐 우도가 가장 잘 보이는 곳까지 걸어 나가서 큰소리로 엄마를 불러보았다.

"엄마 보고 싶어! 진환이는 할머니랑 잘 있어요,

감기 걸리지 말고 아프지 않을 때 배 타고 오세요 “

씩씩하게 두 손을 모아서 엄마한테 소식을 보내고 나면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꼭 눈물이 흘러서 주변에 사람이 없나 살피며

할머니 집으로 오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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