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성산일출봉
현숙은 경숙이 언니네로 완전히 이사를 오고 나니, 제주도가 여행으로 왔을 때보다 더 좋아졌다.
워낙 제주도 여행을 좋아해서 자주 오고 가며 여러 곳을 다녔지만, 가장 편안하고 제주 같은 느낌은 늘 성산포 바다가 있는 곳이었다.
성산 일출봉도 매일 등산할 수 있고, 배를 타고 훌쩍 다시 여행처럼 떠날 수 있는 우도가 보이는 곳이 참 좋았다.
사실 이사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것이, 서울의 집과 직장을 정리하고 경숙이 언니네 집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었다.
언젠가는 새로운 둥지가 되어줄 집을 제주에서 정하고 싶었기 때문에 무작정 제주로 온 것이었다.
대학 졸업을 한 후 계속 출판사 쪽 일을 20년 넘게 하면서 건강을 돌볼 틈도 없이 결혼도 미루며, 오직 글 쓰는 일이 좋아서 시간을 보내던 중에 건강이 안 좋아졌고, 이유도 없이 두드러기가 한 번씩 올라오면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눈도 퉁퉁 붓고 얼굴이 벌겋게 부풀어 오르니 곤란했다.
피검사와 약 처방을 해봐도 도돌이표로 두드러기는 찾아오니 답답했다.
결론은 면역력 저하이고 스트레스로 인한 체력저하로 휴식이 제일 좋은 치료라고 하였다.
결국, 직장은 쉬어가기로 결정했다.
마지막 진료를 받은 뒤, 건강을 회복할 동안 조심하라는 당부를 안고, 현숙은 드디어 서울 생활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제주에 사는 경숙언니 집에 자주 드나들던 친근감 때문인지 일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여행 오듯이 간단한 캐리어 2개로 짐을 정리해서 성산으로 왔고, 매일 아침마다 산책하며 성산 일출봉을 오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