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원작 읽기
Frankenstein은 일반적인 소설과 달리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들어있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 액자식 전개로 되어있는 방식을 선택했다.
소설은 편지로 내용을 전개시키는 서간문 형식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북극 탐험가 로버트 월튼이 자신의 누이에게 보내는 네 통의 편지로 시작된다.
그곳에서 월튼은 조난당한 빅터 프랑켄슈타인을 구조하게 되며 그가 창조하게 된 괴물의 이야기를 서술해 주는 방식으로 소설을 이끌어간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의 어린 시절과 괴물을 탄생시키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고 빅터의 성장배경등 이 설명되며 그가 자연과학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과정도 묘사된다
.
빅터의 잉골슈타트 대학 생활과 생명의 비밀 발견에 몰입해서 괴물을 탄생시키고 공포에 휩싸여 도주하면서 비극이 시작되는 전개였다.
분노에 휩싸인 괴물의 복수로 빅터의 가족들과 주변인은 비극을 맞이한다. 결국 빅터의 결혼식 후 아내마저 죽음을 맞이하는 처절한 죽음의 연속이 소름이 끼쳤다.
빅터와 괴물의 재회 속에 괴물의 관점에서 서술되는 입장도 마음에 깊은 자국을 남긴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빅터와 알프스 산맥에서의 괴물과 만나서 지난한 시간 속에 품은 원망을 엿보게 된다.
절절한 외로움으로 괴물은 반려자 괴물을 빅터에게 만들어 달라고 협박하지만 괴물의 존재를 두려워한 빅터는 거절하게 된다.
원작의 큰 갈래를 보면서 흐르듯 서술되는 스토리 전개에 몰입해서 너무 많은 죽음들이 묘사되어서 멈칫거려지기도 하였다.
무한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괴물을 무에서 유로 창조해 두고는 책임감 없이 도망간 빅터의 도발적 행동 하나로 비극이 연속적으로 생겨나고 정신없는 살인현장들의 묘사가 끔찍했다.
빅터가 괴물을 쫓다 북극에서 죽고, 괴물 또한 창조주의 죽음을 슬퍼하며 스스로 불타 죽겠다고 다짐하며 사라지는 철저한 파멸과 고독으로 끝나는 결말도 마음이 무겁다.
괴물은 이제 창조주도 죽었으니 자신의 존재 목적도 사라졌다고 선언하고 그는 스스로를 불태워 없애기 위해 북극의 가장 먼 끝으로 가서 거대한 장작더미를 쌓고 죽을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이 얼음 뗏목을 타고 떠나, 내고통을 끝낼 불길을 지필 것이다.'
괴물은 배에서 뛰어내려 빙하 너머 어둠 속으로 사라지며 소설은 끝이 난다.
영화원작 읽기의 책과 다르게 영화는 각색이 되어서 방향전환이 되었다는 사실에 기대감이 들고 한편으로는 사체에서 생명체를 만드는 과정의 묘사등을 영상으로 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다.
영화 원작 읽기 독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텍스트부터 읽고 책내용이 어떻게 영상으로 보여질지 관심을 두며 영화를 보는 편이다.
활자로 다가선 내용과 느낌이 시각적인 흐름으로 다가올 때의 매력은 분명 다른 자극으로 남는다. 영상미가 확연하게 강렬한 작품을 만나면 감흥은 배가 되기도 하였다. 미장센이 어마어마하다로 표현되는 작품을 만나는 경우인 것이다.
원작이 주는 파격적인 상상력의 내용이 주는 압박감으로 사실 영화를 바로 보기가 꺼려졌다. 잔인한 죽음의 장면도 꺼려지는 것이지만 사체에서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설정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장면이 떠올랐다. 역시 몇몇 장면에서는 움츠려드는 기분에 오싹했으니 시체더미에서 모은 생명체 연계성은 기발한 듯 소름이 끼쳤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영화 감상을 하면서 역시 감독의 역량에 대해서 새삼 감탄을 하게 되었다.
프랑켄슈타인 영화는 메리 셸리의 1818년 소설을 각색 한 작품들로, 2025년 기예르모 델 토로판과 1994년 케 네스 브래너판이 대표적인데 이번에 독서모임에서는 기예르모 델 토로판 감독의 작품으로 만났다. 기예르모 감독의 다른 작품은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주변에 감독의 영화를 만드는 시각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 마니아들이 많았다. 조만간 다른 추천 작인 델토로의 전작 <셰이프 오브 워터>에서 그의 기조들을 만나고 싶어졌다.
기예르모 델 토로가 각본 , 연출하고 오스카 아이작, 제이컵 엘로디, 미아 고스 등이 출연하는 영화는 그야 말 로 미장센이 멋진 영화였다.
2025년 8월 30일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 북미 10월 17일, 한국 10월 22일 제한 상영, 11 월 7일 넷플릭스 전 세계 공개된 작품으로 감상하게 되었다.
특히 엘로디의 괴물 연기가 찬사를 받았다는 평가가 있었듯이 사뭇 책과 다른 캐릭터로 다가왔다.
화면 전반을 감싸는 어둡고 세밀한 미장센은 공포보다는 서정적인 느낌도 들었고 실험실의 기계 장치, 낡은 대저택의 그림자, 고전적 고딕 판타지의 질감과 결합해 독특한 정서를 형성한다. 델토로는 푸른빛이 깃든 실험 장면은 창조의 광기를 상징하고, 황혼의 빛이 비치는 폐허 속 몬스터의 실루엣은 그 존재의 쓸쓸한 인간성을 드러 낸다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영화의 전개를 대사를 줄이고 이미지로 이야기하는 감 독답게, "시각이 감정을 말하는" 영화적 순간들을 정교하게 표현하였다. 의외로 인상적인 장면은 작품 속 엘리자베스가 괴물에게 인간적인 끌림을 느끼는 장면이었는데 엘리자베스는 원치 않는 결혼 제도의 피해자인듯하고 자유의지의 갈망이 곳곳에서 보였다. 원작과 가장 다르게 해석되어 각색된 부분이 바로 ㅇ엘리자베스의 설정이라 흥미로웠다.
원작에서는 순종적이고 희생적인 캐릭터이며 끝내 괴물에게 죽임을 당하는 안타까운 인물이라 답답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빅터의 동생 윌리엄의 약혼녀지만, 그녀는 약혼자보다 괴물에게 어떤 선입견 없이 강한 이끌림을 느끼고 감정의 자유로움과 냉철한 판단력의 여성으로 표현되는 게 안도감 있고 통쾌한 지점이었다.
원작의 삭막한 죽음들보다는 따스함이 곳곳에 장치된 장면도 좋았고 창조자 빅터와 괴물의 대면으로 화해모드인 설정도 너무 날카롭지 않은 해석이라 편안했다. 너무 식상함으로 흐를 수 있다는 비판도 있듯이 부모와 자식의 낌새로 빅터와 괴물의 해석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책을 읽을 때보다는 몰입감과 수긍과 찡한 순간이 있어서 색다른 느낌을 남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