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슴
검은 사슴은 한강 작가의 숨겨진 정서인 듯 내재된 정서가 표출된 장편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강 작가는 검은 사슴을 투고 청탁이 없이 스스로 적어 나가며 오래 고치고 또 고친 작품으로 칭하였으니 애정이 가득 담긴 작품이면서 작가의 본연의 모습들이 많이 투영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작년에 관내열람하며 휘릭 읽을 때는 코 박고 읽었다면 이번에 다시 읽으며 감탄스러운 것이 문장 하나하나 어쩜 그리 세심과 치밀한 표현들이 느껴지는지 감탄스러웠다.
진정 20대의 문장력과 통찰력과 문맥은 저력 있는 잠재적 노벨문학상 수상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어두운 모든 것을 그러안고 해결하려는 안쓰러움이 배어있기도 한 소설이다.
의선과 인영 명윤은 각각의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는 채로 버티며 살아가고 서로 연결되어 버둥거린다. 거기에 장 씨의 뒤틀어진 삶의 모습까지 더해지니 인생살이가 고달파진다.
늘 어둠과 아픔 속에서도 건져내는 건 희망이기를 바라는 모습들이 보이는 어둡고 습하지만 도달하고픈 무엇이 자꾸 손 내미는 듯 결국 살아내는 소설을 남겨주었다.
20대의 통찰과 묵상으로 건져낸 작품이라니 역시 한강작가의 저력은 한켜한켜 쌓인 결과인듯하다.
그 갱도의 끝에서 보았던 햇빛을 장은 잊지 못한다. 비로소 나쁜 꿈이 끝났다는 것을, 장에게 삶이 남아 있었다는 것을 말이 아니라 벅찬 감각으로 실감하게 해 준 빛이 있다. p251
돈도 시답잖게 못 모으고 재작년에 갔다오 왜 탄광촌의 돈은 햇빛만 보면 녹아버린다잖아요 p366
"깊은 땅속 암반 사이사이로 기어 다니며 사는 짐승이란다.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놈들을 다 합쳐보면 수천마리나 되지만 가족을 이루지 않고 늘 외돌토리로 다니지.
생기기는 사슴 모양으로 생겼는데 온몸에는 시꺼먼 털이 돋았고 두 눈은 굶주린 범처럼 형형하다. p474
더 나아갈 데가 없었다.
검은 하늘을 향해 검은 물이 용솟음치고 있었다 p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