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날, 엄마께 드리는 편지

모든 시작에 엄마가 있었다

by sandra

엄마, 오늘 제 생일을 맞아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제가 태어난 그날의 풍경과 기운, 그때의 온도가 얼마나 차가웠을지 나이가 드니 천천히 가슴에 와닿습니다.

구정을 앞두고 집안일도 많고 분주하셨을 텐데, 그 와중에 저를 낳고 기르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어요.

지금 보다 훨씬 춥고 고단했을 그 시절,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불던 겨울날에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 하셨을 엄마의 젊은 날을 생각하면 가슴 한 편이 아릿해져 오며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추울 때 태어났다며 유난히 저를 예뻐해 주셨던 것도 어쩌면 고생하며 저를 낳은 엄마에 대한 안쓰러움과 사랑이 함께 닿았던 게 아니었을까요.

그때의 따스한 온기가 오늘따라 유난히 그립고 엄마가 보고 싶어 집니다.

이제는 저도 그 시절 엄마의 나이를 훌쩍 지나, 그때의 엄마 마음을 조금은 헤아릴 수 있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당연하게 여기며 지나쳤던 순간들, 말없이 감내하셨을 엄마의 시간들이 이제야 하나씩 떠오릅니다



올해 생일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따뜻한 색깔로 채워졌습니다.

아침에는 미국에 있는 아들가족과 딸가족에게서 생일을 축하하는 영상통화를 받았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곁에 있는 듯해 하루의 시작부터 마음이 포근해졌습니다.

저녁에는 시댁형제들과 다 같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며 케이크도 자르고 생일 축하 노래도 불렀답니다.

화사한 분홍빛 장미꽃과 정성 어린 선물들을 받으며 내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 사람인지 다시금 느꼈습니다.

하루가 지난 오늘은 친정 식구들과 마주 앉아 선물을 받고 축하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폭의 그림처럼 곱게 빚어진 떡케이크가 놓이자 눈으로 먼저 그 아름다움을 맛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오래된 가족만이 건넬 수 있는 익숙한 웃음 속에서 이 하루가 또 하나의 소중한 기억으로 쌓여갑니다.

생일이라는 건 단순히 내가 태어난 날을 축하받는 것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위해 고생하신 부모님의 사랑을 되새기게 되는 날이며, 또 지금 내 곁에서 함께 웃어주는 가족들의 소중함을 더욱 깊게 느끼게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함께 축하해 줄 가족이 있고 따뜻한 마음을 나눌 사람들이 곁에 있음에 항상 감사합니다.

사랑 가득한 생일을 보낸 오늘, 이 행복을 마음속에 소중히 저장해 봅니다.

춥고 차가운 겨울에 태어났지만 제 삶이 늘 따뜻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누리는 이 모든 행복의 시작에는 엄마가 계셨습니다.

엄마, 아버지 저를 낳아주시고 그리고 사랑으로 키워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살아 계셨을 때도 못 했던 말을 이제야 마음에 담아 조용히 전합니다.

사랑합니다. 많이 사랑합니다.


*너무 예쁜 떡케이크를 차마 자르지 못하고 한참을 바라보다가 결국 먹다 말고 사진을 남겼다.

한 폭의 그림처럼 고운 꽃들이 피어 있었는데, 먹기 전에 사진으로 남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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