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이어지는 사랑의 결

by sandra

세월이라는 긴 여정에서 ,

이제 남편과 아이들에게 조용한 쉼터가 되고 싶다.


남편의 이마에 새겨진 깊은 주름에서

그의 마모된 세월을 느낀다.


날아갈 듯한 페기는 주름뒤로 사그라졌고

싱그럽던 그날의 빛은 이제 은은한 황혼의 그늘이 되었다.


나보다 아내를 먼저 살피는,

나이 들어가는 남편의 모습이 안쓰러워

때때로 감출 수 없는 우울함이 나를 휘감지만,

그래도 삶에 여정에서

나는 많은 축복을 받았음에 감사하고

서로의 안식처가 되어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그래서 이제는,

세월의 결이 고스란히 밴 남편의 몸과 마음이

머물 수 있는 조용하고 따뜻한 쉼터가 되고 싶다.


아이들은 이제 제법 단단한 나무가 되어

내 품이라는 숲을 떠나 각자의 정원을 가꾸어 가고 있다.

작은 손을 잡고 걷던 날들의 기억은 어느새 아스라이 멀어져 가고.


하지만 지금은 ,

오히려 부모의 부족함을 살피는 그 기특한 마음결이

사랑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는 아이들이 제 가족을 살뜰히 챙기는 손길에서 사랑의 유전을 본다.


이러한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아려오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시간이 흘러도 식지 않는 온기로,

아내라는 이름으로 엄마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삶에 편안한 쉼터가 되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의 삶은 충분히 아름답다.


* 아이들과 함께하는 소박한 와인 상, 그 위에는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먼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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