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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라 Nov 23. 2023

브뤼셀의 로비스트들

로비스트라면 뭔가 음성적이고 불법적인 느낌을 받지만 유럽에서는 엄연한 전문직입니다. 특히 EU 위원회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에는 다수의 로비스트회사가 있으며 각종 EU 기관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는 과거 제품 등록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었습니다. 조속히 제품을 EFSA (유럽 식품 안정청)에 등록,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어느 나라나 그렇듯이 관료들의 업무 진행이 너무 더뎌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아는 분의 소개로 로비스트들을 브뤼셀에서 만났는데 슈트발 좋은 날카로운 인상들일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후덕한 몸매에 깔끔하게 양복을 입은 아저씨들이었으며 자신들의 서비스를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회사)의 니즈에 부합하는 EU 위원회의 해당 부서 파악 및 연결을 해주고, 필요시 인맥을 동원해 좀 더 업무를 빨리 진행해 줄 수 있음.  그리고 관련된 법령, 규제등에 대한 법률 자문 서비스 제공"으로 요약해 주더군요.  반면에 사이버 보안 및 위조 방지 업무와 같은 부서도 있다는데 이들은 아무래도 범죄와 접점이 있을 수 있어 보다 터프한 인원들로 구성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로비스트를 이용해 EFSA (유럽 식품 안정청)에 접근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와중에 마침 EFSA에서 이틀 동안 세미나를 개최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미나 내용이 들을만해서 참석했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제 케이스를 담당하는 연구원을 알 수 있었고 저는 의도적으로 (?) 그분에게 접근하여 차도 한잔 마시며 안면을 터 결국 이분의 도움으로 인해 굳이 로비스트들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EFSA 세미나 참석은 신의 한 수였고 또 세미나 장소가 파마햄으로 유명한 이태리 Parma였기 때문에 맛있는 햄과 로컬 와인을 즐길 수 있는 호사도 덤으로 누렸습니다.


결과적으로 EU 로비스트들의 도움을 받을 일은 없었지만, 로비스트라면 음성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일 것이라는 제 편견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으며 이들의 도움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할 것이니 앞으로 제가 로비스트를 만날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만난 로비스트 회사 이름은 xxx Partner 로서 Law firm의 일종이었으며 회사 소개서에 명기된 서비스들은 아래와 같더군요.


공공 외교 (Public diplomacy)

비즈니스외교 (Business dipolomacy)

인허가 (Regulatory affairs)

회사 간 경쟁 (Competition)

무역, 통상 (Trade matters)

유럽 정치 (Euroepan policitics)

고객 옹호 (Advocacy)

사이버보안 (Cybersecurity)

위조방지 관련 업무 (Investigations and anti-counterfaiting oper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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