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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라 Dec 01. 2023

만화 "먼 나라 이웃나라"

제가 유럽 주재원으로 부임한 후 첫 출장이 이태리 밀라노 출장이었습니다. Unilever라는 다국적 식품 회사에 식품 소재를 납품하고 있었는데 실무 협의보다는 그 회사의 구매 담당자에게 이번에 부임한 신임 주재원이니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라는 인사 성격이 강한 출장이었습니다. 


늘 그렇듯이 약속보다 훨씬 먼저 도착해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항공편을 잡았는데 이 날따라 항공 지연도 없어 너무 빨리 약속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아마 약 3시간 정도 앞서 도착한 것 같습니다. 초면에 미리 도착해 미팅을 앞당기자고 할 수도 없었고 약속 장소가 공장 지대다 보니 찬 한잔 하며 시간을 보낼 곳도 없어 근처 놀이터 벤치에 막연히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유럽에 간다고 처제가 선물해 준 이원복 교수의  만화 "먼 나라 이웃나라 - 유럽 편"을 시간 나면 읽으려고 가지고 갔는데 이 만화 덕분에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이 만화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내용이 센스 있고 유머러스하게 구성되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이원복 교수님이 장기간 독일에서 공부를 해서 그런지 내용도 충실해 이 만화를 읽으면 웬만한 유럽의 기본 지식은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쑥스럽지만 이 만화책을 숙지한 덕분에 유럽 역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칭찬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 

연배가 어느 정도 있으신 분은 고우영 화백의 성인 만화 "삼국지"를 아실 텐데 이 만화도 워낙 재미있고 내용요약도 훌륭해 이 만화 전집을 읽으면 삼국지를 제대로 읽은 사람과도 애기가 통할 정도였는데 만화 "먼 나라 이웃나라"도 비슷한 경우인 것 같습니다. 


이 원복 교수의 사상 (정치색? ) 때문에 논란이 있는 것 같은데 저는 1970년대부터 그분 작품을 접한 오랜 구독자로서, 그분의 정치색과는 상관없이 그분 특유의 따뜻한 그림 및 재치만점의 작품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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