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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라 Jan 03. 2024

다시 러시아 출장을 갈 수 있기를...

요즘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러시아에 가는 게 힘들지만 전쟁전만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은 무비자로 러시아를 쉽게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수차례 업무차 모스크바를 방문했는데 과거에는 택시들의 바가지요금 횡포가 극심해 숙박할 호텔을 통해 공항 픽업 서비스를 받았지만 몇 년 전부터 모스크바에서도 탑승전 확정 요금을 기반으로 한 우버 서비스를 시작해 바가지요금에 대한 부담 없이 시내를 왕래할 수 있었습니다. 단, 요금은 카드 결제가 아닌 현금 결제만 가능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모스크바 택시의 바가지요금 횡포가 대단했는데 한 번은 전시회를 참관한 후 호텔로 돌아오는데 택시를 탔습니다. 미터기 금액대로 요금을 지불한다는 확답을 받고 탔는데 약 10분 정도 걸려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미터기 금액대로 돈을 지불했는데 다음날 호텔에서 정식으로 잡아준 택시를 타고 약 2시간 걸려 공항에 도착해 대금지불을 해보니 전날 10분 운행비용과 금액이 거의 비슷했습니다. 즉 전날 택시 운전사는 미터기를 조작해 저희를 속였던 것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보다 현저히 낮은 택시비 때문에 당시에는 사기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러시아의 전시회는 유럽과 상당히 다릅니다. 일단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데 국제 무역을 한다는 사람들도 영어 통역을 데리고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사업가들은 세를 과시하기 위해 자기 수준보다 높은 럭셔리한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전시회도 결국은 세 싸움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시회 부스도 경쟁업체보다 조금이라도 크고 화려하게 장식하려고 경쟁하며, 미팅룸이나 음료 및 다과도 서구 전시회에서는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화려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늘씬한 미녀들을 동원하여 판촉물을 나눠 주거나 자신들의 부스를 방문하도록 경쟁적으로 판촉 하며 심지어는 고적대까지 동원하는데 몇 군데 업체들이 각각 고적대를 동원하다 보니 한정된 전시회 공간에서 경쟁적으로 소리를 내는 악기들 소리 때문에 바로 옆 사람 소리도 듣지 못할 정도입니다. 한 번은 제가 한 업체 부스에서 미팅을 하는데 마침 옆 부스가 경쟁업체였습니다. 이 경쟁업체가 고용한 고적대가 쉴세 없이 음악을 연주를 해대어 (사실은 소음에 가까움) 미팅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아마 이 업체는 경쟁업체의 미팅을 훼방할 목적으로 고적대를 고용한 것이었을 겁니다. 


모스크바는 도로도 널찍널찍하고 건물들도 웅장하고 도시 전체의 밤 조명이 화려합니다. 또한 다양한 국가의 음식점도 많고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규모의 대형 쇼핑몰들이 즐비하여 그 어느 서구 국가보다도 도시 자체가 웅장하고 멋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이 이해하기 힘든 일도 종종 벌어지며 시민들은 기본적으로 터프하고 무뚝뚝하며 과거 공산당 시절의 잔재가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은 점점 개방적이 되어 우리나라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맛집도 찾고 브런치도 즐겼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의미 없는 전쟁터에 이 젊은이들이 끌려 나가고 시민들은 경제난을 겪으며 다시 과거의 역사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과거와 같이 부담 없이 모스크바를 방문할 수 있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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