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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대면 미팅은 중요합니다.

by 오로라

요즘은 기술의 발달 및 비용 절감을 이유로 대면 미팅보다는 전화, 화상 미팅을 주로 이용하며 나아가 서로 대화를 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워 이메일이나 텍스트를 통한 비대화 소통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같이 나이가 있는 사람도 전화보다는 카톡이 편할 경우가 많으니 젊은 친구들은 오죽할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이슈가 발생할 경우에는, 서로 만나 진지한 협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찾아가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근 저희 젊은 직원이 덴마크의 담당자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업무 진행 중 쉽사리 해결되기 힘든 까다로운 문제가 생겼는데 양사 간의 이익이 걸려있어 서로의 목소리를 내다보니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덴마크 담당자는 연세가 60이 훨씬 넘은 베테랑인 반면 저희 담당자는 갓 서른이 된 젊은 친구여서 그런지 더더욱 소통이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둘의 힘겨운 소통을 지켜보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저희 젊은 담당자와 함께 덴마크로 날아가서 직접 만나 협의를 하였습니다.


서로 이메일, 전화로 소통할 때는 감정이 격해지기 쉽지만 서로 얼굴을 맞대고 협의를 하면 좀 더 조심스러워지고, 서로 해결방안을 찾으려는 노력을 보이면 마음이 누구러지게 마련이어서 그날 미팅은 생각보다 순조로이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중간에서 하는 역할은 협의가 좀 더 매끄럽게 이루어지도록 서로의 장단을 맞춰주는 등 긍정적인 추임새를 넣는 정도였습니다.


업무자체가 워낙 깊게 꼬여있어 그날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었지만 그동안 악화된 감정에 의해 될 일도 안 되는 상황은 모면했고 미팅 도중 그쪽에서 제공한 덴마크식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개인적으로도 좀 더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날을 기점으로 긍정적인 기운으로 업무가 진행되었고 결국 문제 해결을 눈앞에 보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덴마크 담당자분은 거의 40년 업무를 하신 베테랑인데 저에게 "그렇지 않아도 이제는 만나야겠다고 제안하려고 했는데 마침 이렇게 와주어 고맙다. 서로 마음이 통했나 보다" 라며 고마움을 표하셨습니다.


소통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직접 만나 서로의 감정 및 상황을 피부로 느끼며 진행하는 대면 미팅이 필요한 경우는 반드시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그날 사무실에서 먹은 덴마크식 샌드위치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야채가 많고 재료에 충실한 건강한 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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