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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크인 Feb 02. 2021

나는 왜 면접에서 자꾸 떨어질까


왜 나는 면접에서 자꾸 떨어질까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이 꽤 많을 겁니다. 면접 경험이 쌓일수록 답변의 질이 좋아지고 요령이 생겨야 하는데, 전혀 그런 느낌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연속적인 탈락 경험에 그나마 남아있던 자신감만 자꾸 사라집니다.


시험 준비를 위해 오답정리가 필수인 것처럼, 면접도 마찬가지입니다. 끝나고 나면 내 답변을 점검해야 합니다.

면접 상황으로 돌아가 찬찬히 복기(復棋)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과거 경험한 몇번의 면접 과정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도돌이표처럼 아무 변화 없이, 지난 면접의 실패를 답습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반드시 면접 후기를 작성 하십시오. 엑셀을 활용하면 편합니다. 우선, 첫번째 열(column)에는 질문을 적습니다. 두번째 열에는 그에 대한 본인의 답변을 적습니다. 세번째 열에는 꼬리 질문을 적습니다. 그 다음 열에는 꼬리질문에 대한 답변을 정리합니다. 만약 꼬리 질문이 없다면 다음 행(row)으로 넘어가 그 다음 받은 질문을 기술합니다. 이런 방식을 반복해 모든 질문을 정리합니다. 열의 마지막에는 질문이 나오게 된 배경을 적습니다. 배경은 은행 내부 이슈, 은행 산업 이슈, 자기소개서에 기술된 내용 등 여러가지가 있을 겁니다.



예를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STEP 1 - 자기소개서를 점검하라.


이 질문은 자기소개서에 기술된 내용으로부터 나왔습니다. 채용 과정은 결국 역량 검증입니다. 역량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행동특성입니다. 내 역량을 누군가에게 납득시키려면, 그 원리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런 질문을 받았다는 건, 자기소개서에 제대로 역량 표현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나만의 예산관리 방법과 노하우를 기술했어야 합니다. 다음에 자기소개서를 쓰게 된다면 저 내용을 필히 반영해야 합니다.


STEP 2 - 꼬리질문을 점검하라.


꼬리질문을 받은 이유는 보통 세가지입니다.


첫번째, 면접자의 답변이 논리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세상 일은 참 복잡합니다. 단순하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다양한 요소들이 엮여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상황에 대한 해석도 제각각 일 수 있습니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이러한 고려 없이 단선적인 방식으로 설명하는 면접자가 이해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위 사례도 마찬가지 입니다. 애초 답변에서 꼬리질문에서 하고 있는 반론이 포함되어 있었어야 합니다.



두번째, 논거가 없는 단답형 답변때문입니다. 근거를 들지 않고 단답형으로 답하시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단순 지식을 묻는 질문이라면 모를까, 내 생각과 과거 경험을 묻는 질문은 그 논거가 세트로 함께 답변되어야 합니다. 역량은 의도와 목적을 품고 있습니다. '그냥'하는 행동은 역량이 아닙니다. 내가 한 행동만큼이나, 나를 그렇게 행동하게 한 동기와 이유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스무고개 하듯이 질문에 대한 사실관계만 툭툭 내뱉는 지원자에게는 원활한 의사소통 역량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꼬리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면, 내 답변을 다시 점검해봐야 합니다.



세번째, 애초 답변에 대해서 추가적인 궁금증이 생긴 경우입니다. 면접도 일종의 대화입니다.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자연스럽게 궁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받은 꼬리질문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본인이 받은 꼬리 질문을 철저히 파악해야 합니다. 위에 기술한 첫번째와 두번째 경우에 해당된다면, 반드시 본인의 답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긴장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일반적인 면접의 태도와 답변 스타일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면 반드시 교정이 필요합니다. 말하는 방식은 단숨에 바뀌지 않습니다. 스터디를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노력해야합니다.




후기 작성 시 주의사항


취업 전선은 대표적인 '깜깜이'시장입니다. 탈락한 사람도 본인이 왜 떨어졌는지 모르지만, 합격한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은 방식으로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에서 답을 했는데 이 회사에서는 합격하고, 다른 회사에서는 불합격합니다. 상반기에는 잘 봤다고 생각했는데 떨어지고, 하반기에는 망쳤다고 생각했는데 붙습니다. 여기에 각자가 해석을 붙힙니다. 대부분이 확증편향입니다. 본인의 고정관념과 부합하는 몇가지 사례를 엮습니다. 그 논리를 누군가에게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사람은 인터넷 공간 어딘가에 글로 씁니다. 취업시장에는 그렇게 또 하나의 루머가 탄생합니다.



후기를 적을 때는 사실관계만 정리하십시오. 내 답변이 황당해서 웃었는지, 맘에 들어서 웃었는지는 그 사람 마음속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면접관의 감정까지 읽을 수 없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끝난 면접에서 탈락한 경험을 가지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우리는 질문과 대답의 관계만 파악해야 합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괜히 나온게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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