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의 로컬 이주 도전기 - 저는 곰팡이가 싫어요!
보통 이사를 하게 되면 도배, 장판 시공이 완료된 깔끔한 상태에서 입주를 하지만 나는 곰팡이 피고, 누렇게 변색된 벽지와 닦아도 닦아도 묵은 때가 나오는 장판이 그대로 있는 상태로 이사를 했다. 덕분에 짐을 다 풀지도 못하고 당장 입을 옷 몇 가지와 세면도구 정도만 꺼내 놓고 나머지는 박스 채 포장된 상태로 한 달 가까이를 지냈다.
기본적인 도배조차 안 된 집에 짐부터 풀게 된 연유는 처음 얻게 된 시골집을 내 입맛에 맞게, 내 로망을 실현시킬 수 있게 직접 고치고 꾸며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인테리어 컨셉은 깔끔하고 밝은 느낌과 직접 만들 원목가구들을 생각해 화이트&우드로 잡았다. 벽지와 장판을 어떻게 손볼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장판은 더럽긴해도 찢어지거나 심하게 삭은 것이 아니고 색도 컨셉에 어울려 잘 닦아 쓰기로 했다. 벽지만 새로 하기로 결정했는데 다만 날이 너무 추우면 곰팡이 제거 후 말리는 것도 힘들고, 풀도 잘 안 붙는다고 하여 기온이 조금 올라가면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셀프 인테리어의 결론부터 말하면(아직 100% 완성되진 않았지만) 벽지는 도배를 따로 하지 않고 곰팡이 제거만 한 뒤, 기존 벽지 위에 그대로 백색 결로방지제를 칠했다.
도배를 포기한 이유는 크게 3가지였는데, 첫번째로 결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 곰팡이가 핀다는 것이었다. 유튜브로 곰팡이 제거, 셀프 도배, 단열 시공에 대해 공부하면서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결로가 생기고, 결로가 생기면 결국 곰팡이가 생긴다는 것을 배웠지만 단열 시공까지 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부담되었다.
두번째로 도배를 깔끔하게 할 자신이 없었다. 셀프 도배 영상을 보면 볼수록 생각보다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지를 제거하고, 곰팡이 제거 후 보양을 하는 것이 손이 엄청 가고 힘들다는 것을 직접 해보며 알게 된 것도 있고(사진관을 오픈하려는 다른 청년의 공간에서 작업을 하며 온 몸으로 느꼈다) 벽지가 울지 않게 붙이고 각진 부분들을 이쁘게 마무리 하지 못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생각보다 비싼 벽지 값이 도배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성을 감수하고서 테무에 가입 해 제일 싼걸로 계산해봐도 40만원 이상이 나왔다. 앞으로 돈 들어갈 곳이 한참 남았는데 최소 40만+@라는 비용은 너무나 부담이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추천으로 결로방지제라는 것의 존재를 알게 돼 도배에서 결로방지제 칠로 방향을 선회하게 되었다.
길게 뻗은 거실, 주방, 침실과 옷방을 칠했고 손님방은 편백루바를 두르기로 해 칠하지 않았다. 2~3일 정도는 도와주는 친구가 있어 둘이서 작업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 작업했다. 곰팡이 제거를 하고, 보양을 하고, 칠을 다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렸다.
칠0표 결로방지제 10L 4통을 썼고 결로방지제 48만원에 기타 소모품들(붓, 커버링테이프, 파레트 등)까지 합하면 50~60만원 정도 들었다.
총 3회칠을 해주어야 하는데 너무 힘들어 2회칠만 할까 했지만 칠을 할 수록 깨끗해지는 것이 보여 3회칠까지 꼼꼼히 완료했다.
작업을 끝내고 깨끗해진 벽을 보니 일주일 동안 고생했던 것이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총평! 결로방지제 칠은 재밌다. 다만 곰팡이 제거, 보양과 같은 사전 작업은 재미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