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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현 Mar 13. 2021

두산 베어스 시범경기 관전 POINT

연습경기도 마무리되어 가고 시범경기 시작까지 일주일 남은 상황이다. 다시 말해, 개막전 시작까지도 시간이 많지 않음을 의미하고 더 이상의 예비 기간이 없다는 뜻이다. 시범경기를 통해 점검하고 확정 지어야 할 포인트들을 살펴보겠다.

이제는 불펜투수 장원준
 높은 1회 피안타율, 피출루율, 피장타율 기록

① 좌완 불펜투수 찾기

김태형 감독은 좌타자를 막기 위해 좌투수가 없다면 제구가 잘 되는 우투수가 막으면 된다고 인터뷰하였지만 불펜은 좌우 구색을 맞추는 과정도 필요하다. 가장 눈여겨볼 후보는 ‘장원준’이다. 무릎 수술의 여파로 2년의 기간 동안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면서도 구속, 구위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7일 열린 NC와의 연습경기에 최고 구속 138KM를 기록했다. 작년에 비해 비교적 빠른 페이스이며 날씨가 따뜻해지면 구속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원준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기술적인 부분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불펜 투수’에 맞는 몸 상태를 만들 필요가 있다. 2004년 데뷔 이후 17년간 줄곧 ‘선발 투수’를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운동을 해왔다. 2021 시즌 장원준에게 주어질 역할은 100개 정도의 공을 던지고 5일을 휴식하는 규칙성이 있는 선발투수의 자리가 아니다. 좌타자를 끊어가는 ‘원포인트 릴리프’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연투도 가능해야 하고 100개를 긴 호흡에 가져가는 투구가 아닌 20개 정도의 공을 전력투구하는 형태로 투구 패턴 역시 변화해야 한다. 통산 기록을 보면 1회의 피안타율(.305), 피출루율(.395), 피장타율(.446)이 다른 이닝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다시 말해, 몸이 상대적으로 늦게 풀리는 유형의 투수이며 공을 던져가며 감을 잡는 유형의 투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록들이 쌓여가자 심리적으로도 1회에는 이유를 모르는 불안감이 느껴지는 무의식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 이러한 “습관”들에서 빠르게 탈피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불펜투수의 자리가 자신에게 맞는 옷이 아니라면 1군 경험이 부족한 이교훈과 잔부상으로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기 어려운 이현승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김민혁, <두산베어스 제공>

② 1루의 주인

11일 키움과의 연습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프로는 실력으로 보여줘야 감독이 쓴다. 김민혁에게 가장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라며 오재일의 자리를 대체할 유망주로 꼽히는 김민혁에게 자극을 주었다. 10일까지 연습경기에서 실책 4개, 무안타를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실망적인 모습을 보인 김민혁에게 나아지지 않는다면 기회는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를 준 셈이다. 5번 타순에서 밀려 9번으로 경기에 나서 1안타 1타점을 기록했지만 감독이 그에게 기대하는 장타 능력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에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오재원, 강승호, 페르난데스 등 1루수 수비 경험이 있는 경쟁자들에게 자리가 주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③ 작전 야구

FA로 최주환과 오재일이 떠나갔다. 잠실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면서 20개 이상의 홈런과 80개 이상의 타점을 기록해 줄 수 있는 강타자들이 빠져나갔다. 선이 굵은 야구를 구사하던 김태형 감독은 주로 타자들이 직접 해결하도록 맡기는 스타일의 감독이다. 하지만 해결사들이 없어진 2021 시즌에는 1점을 내기 위한 소위 발야구, 작전 야구 등 스몰볼이 가미될 가능성이 높다. 7일 NC와의 연습경기 7회 초 두산은 빠른 주자(권민석)가 1루에 나가자 히트 앤 런 작전을 걸었고 타자(조수행)는 의도적으로 2루 커버를 들어가는 유격수 쪽으로 밀어쳤다. 그렇게 1,3루를 만들고 더블스틸을 통해 0대 0 승부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정규시즌에서도 다른 팀들이 경계해야 할 만한 모습이 나왔다. 한 점 야구를 위해 경기 후반 투입할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골라낼 것이다.


내야 백업 멤버 (왼쪽부터) 강승호, 박계범, 안재석

④ 내야 백업 찾기

김재호와 오재원의 몸상태가 좋지 않고 어느새 팀의 베테랑이 된 이들만으로 한 시즌을 운영하기는 힘들다. 강승호 역시 시즌 초반 징계로 한 달간 경기 출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박계범, 루키 안재석 등의 기여도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작년 대주자, 대수비로 좋은 역할을 해준 이유찬의 상무 입대 공백 역시 메꿔야 한다. 특공대 전역 후 파워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황경태와 서예일, 권민석, 신성현 등 내야 백업 자리를 노리는 선수들 가운데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선수들을 시범경기를 통해 가려내야 한다.   

  

“화수분 야구”. 떠난 선수들의 빈자리를 다른 선수들이 잘 메꿔주었기 때문에 생긴 두산 베어스를 일컫는 또 다른 표현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선수 이탈을 언제나 100% 대체할 수는 없다. 민병헌, 김현수, 양의지 등의 걸출한 선수들을 떠나보내고도 상위권을 유지했던 두산이지만 다가오는 2021 시즌 역시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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