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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현 Mar 23. 2024

시범경기 "무패" 두산베어스
개막전 관전 POINT

두산베어스는 시범경기를 8승 1무로 마치며 단독 1위를 기록하였다. 실제로 정규 시즌이 개막하고 난 후에도 유사한 흐름을 가지고 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록 9경기이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나타났던 장단점을 분석하고 정규시즌 전망을 진행해보고자 한다.


기대요소 


1.  양적으로 풍부해진 투수진

2023 시즌 선발투수 방어율 1위를 기록하였지만 불펜투수들의 방어율은 높은 편이었다. 따라서 김명신, 정철원 등 필승조들이 자주 등판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는 그들의 피로도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새로운 얼굴들이 보였다.  최지강(2.2이닝 1실점), 이병헌(2.1이닝 무실점), 최종인, 최준호, 김민규, 김택연(3이닝 무실점) 등의 선수들은 지난 해 활약이 적거나 올 시즌 처음으로 프로무대 등판을 가지는 뉴페이스들이었다. 볼넷을 남발하거나 급격하게 난타를 당하는 모습 없이 자신들이 준비한 공을 일본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보여주었고 표본이 적지만 괜찮은 기록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2024시즌 불펜 운용에 숨통이 트일 예정이다. 즉,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운용이 아닌 여러 선수들이 적절하게 이닝을 분배하여 투구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작년의 선발진들은 여전히 건재하며 곽빈은 국제대회를 통해 더욱 '스텝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투수진 전체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2. 시프트 금지 이후 반등가능한 풀(PULL)히터들

두산베어스의 중심타자들은 당겨치는 타자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김재환과 양석환이 대표적이다. 2023시즌 기준 김재환은 당겨치는 타구비율이 66%이고 양석환은 75%이다. 두 선수 모두 당겨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타팀도 알고 있기 때문에 2루수, 유격수 구간에 내야수를 3명씩 배치시키는 극단적인 시프트를 구사했다. 안타가 되어야 할 타구들이 잡히며 심리적으로도 위축되었던 한해였다. 하지만 2024년부터는 베이스를 넘어서는 시프트는 금지되므로 타율이나, 안타 갯수 등 시프트에 영향을 받았던 기록들의 반등가능성이 높다,



좌: 양석환의 타구방향/ 우: 김재환의 타구방향  <출처:스탯티즈>


3.  수비 가능한 외국인타자 라모스

2019~2022시즌 4년간 뛰었던 호세 페르난데스와 작년시즌 뛰었던 호세 로하스는 타격능력은 있는 선수들이었지만 발이 느리고 수비에서 기여도가 분명히 떨어지는 선수들이었다. 따라서 지명타자 슬롯을 고정적으로 그들에게 줄 수 밖에 없었고 실질적으로 지명타자로 가야하는 김재환과 체력부담이 큰 포수 양의지의 지명타자 출장 기회가 적어졌다. 하지만 올해 영입한 헨리 라모스의 경우 수비범위가 넓고 발이 빠르며 강견이다. 외야 어느 포지션을 소화해도 부족함이 없는 수비 기여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운 김재환을 지명타자로 뛰게하며 타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양의지의 지명타자 출전 횟수 역시 늘려 체력안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대한과 김인태라는 좌익수 자원을 상대투수에 맞게 플래툰(platoon)으로 운영할 수도 있어 효율적이다.


4.  ABS의 도움

자동 볼 판정 시스템(이하 ABS)의 수혜를 받는 선수들이 분명 존재한다.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난 부분은 커브와 같이 각이 큰 변화구를 구사하거나 스트라이크의 하이존을 공략하는 투수들의 경우 기존 심판이 직접 판정하던 시기에 비해 스트라이크 콜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두산에서는 언더핸드 박정수와 최원준이 그 예이다. 박정수는 커브와 슬라이더 구사 비율이 각각 20%를 넘을 정도로 자주 사용한다. 2스트라이크 이후 커브는 사용비율이 45%이다. 즉 결정구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다. 


박정수의 커브 슬라이더 구사율 <출처:스탯티즈>

                                                         

구사율도 높지만 공이 도달한 곳을 보면 대부분이 우타자 바깥쪽이다. 홈플레이트 기준 2cm씩 더 넓게 존이 설정된 영향 역시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반대로 최원준은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는 투수이다. 

최원준의 직구 구사율 <출처: 스탯티즈>

구사율을 보면 낮은쪽보다는 높은존에 직구를 많이 던지는 편인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팔의 릴리스가 낮은 언더핸드의 특성상 높은쪽 공이 오버핸드 투수에 비해 더 높아보여 스트라이크를 못 받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부분이 ABS를 통해 개선되었기 때문에 수혜를 입는 투수가 될 것이다.


브랜든의 슬라이더와 곽빈의 커브 역시 수평 무브먼트가 큰 변화구들이기 때문에 분명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불안요소


1. 알칸타라의 특정팀 상대전적 열세

2023년 13승 9패로 에이스 역할을 수행했던 알칸타라는 맞대결에서 유독 약한 팀이 존재했다. 크게 LG와 SSG이다. LG상대 3경기 3패 방어율 7.88로 매우 부진했으며 집중타를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 후반에는 습관(쿠세)이 읽힌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기사까지 등장했다. SSG 상대로도 4경기 2패 방어율 4.44로 비슷한 형태이다. LG전 20실점, SSG전 14실점을 기록할만큼 초반부터 난타를 당했다. 에이스라면 이러한 팀간의 편차를 줄이고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상성은 어쩔 수 없겠지만 대등하게 끌고 갈 수 있는 모습을 올시즌은 보여줄 수 있을까?


2. 최원준의 체인지업

떨어지는 변화구의 부재를 체감한 최원준의 2023시즌이었다. 21,22,시즌보다 이닝이 적어지긴 했지만 삼진율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구속은 감소했고 포심과 슬라이더 위주의 투피치는 통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조웅천 투수 코치의 영입이 결정되자마자 체인지업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했다. 23시즌 5.6%밖에 구사하지 않았던 체인지업을 업그레이드 하지 않고서는 선발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도 체인지업은 벗어나는 경우가 많았으며 아직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다. ABS의 도움과 함께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올 시즌 최원준과 두산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3. 2023시즌 필승조들의 피로도

김명신은 2022,2023 2년간 각각 68이닝, 70이닝을 투구한만큼 불펜 투수로는 상당한 이닝을 투구했다. 따라서 올시즌은 2군 스프링캠프 참여를 통해 몸상태를 늦게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개막엔트리에 합류한만큼 올시즌도 많은 이닝의 투구가 예상된다. 정철원 역시 마찬가지다. 2022, 2023년 모두 72.2이닝 을 투구했다. 국가대표 경기까지 더하면 이닝은 더욱 늘어난다. 다소 많은 이닝과 투구수는 평균구속 2KM의 감소로 이어졌다. 홍건희는 2020시즌부터 68이닝, 74이닝, 62이닝을 투구했다. 2023시즌이 되자 직구 평균구속은 3KM나 감소했다. 이미 팔의 피로도들이 높아진 상황이다. 새로운 신인급 자원들의 활약을 통해 이닝배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올해도 데미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선수생활과 직결되는 문제임으로 관리가 시급하다.


4. 포수와 내야의 백업찾기

양의지는 NC시절 21시즌 302이닝, 22시즌 736이닝 포수로 뛰었다. 23시즌 두산으로 돌아온 후 773이닝으로 포수 출전 시간이 늘어났다. 나이를 감안할 때,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을 감안할 때, 5년 계약이 남은만큼 장기적인 선수 생활을 위해서는 포수 출전 시간 관리가 절대적이다. 차츰 지명타자와 포수를 번갈아 뛰어야 할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장승현, 김기연 등 백업 포수들의 스텝업이 꼭 필요하다. 


내야의 백업 선수 역시 부족하다. 백업 선수를 찾기 이전에 주전 유격수로 새로 낙점된 박준영부터 풀타임으로 유격수 출장이 가능할지 의문부호이다. 두산 이적 전 NC시절부터 팔꿈치, 어깨, 햄스트링 등 다양한 부상이 존재한만큼 몸상태가 중요하다. 허경민 또한 허리 상태를 매일 체크할 만큼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으며 반응속도가 중요한 3루에서 지금처럼 계속 뛸 수 있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 만 39세의 나이로 시즌을 늦게 시작하는 김재호가 어느정도의 수비 이닝을 가져갈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박계범, 이유찬등 백업선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두 포지션의 백업 선수들 중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은 없었으며 여전히 물음표를 안고 시즌을 시작한다.


2024시즌의 전망을 기대요소와 불안요소로 정리해보았다. 2023시즌 말, 관중들에게 야유를 듣기까지 했던 이승엽호는 시범경기의 모습처럼 팬들의 기대를 만족하는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 3월 23일 그 시작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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