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프다고 억울해하다
내 주변에 암 환우는 나 혼자다.
5년 전 시아버님이 직장암으로 돌아가셨다. 아버님의 투병은 7년 정도였는데 마지막 1년은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했다. 항암 부작용으로 온몸의 근육이 힘이 없어져 걷지도 서지도 못하셨다. 암이라는 병을 가까이서 본 경험은 처음이었다. 속수무책으로 생명을 죽음의 끝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암이라는 질병은 정말 두려웠다.
가족들은 지금도 그때를 기억하면서 후회한다
항암을 무리하게 진행하지 않았다면 아버님의 생명은 조금이라도 연장되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이다.
아버님의 의지대로 지독한 항암약을 쉬지 않고 진행했는데 직장에서 전이된 간의 암세포가 사멸될 거라는 확신이 있으셨던 것 같다.
78세 고령의 나이에도 아버님은 10번이 넘는 항암을 잘 견디셨고 그 다음 사이클 항암약으로 변경해 2번째 치료이후에 무너지셨다.
남편은 무리하게 항암을 진행한 것이 오히려 안 좋은 결과가 된 것 같다며 후회를 한다.
유방암 판정을 받기 전에 아버님을 꿈에서 뵌 적이 있다.
가만히 나를 쳐다보시는 꿈이었다.
그다음 날 유방암 1기 판정을 받았다.
이후 대학병원으로 전원을 했고 두 달 후에 유방암 수술이 진행되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기다리는 두 달 동안 두렵고 답답했던 그 길고 어두운 시간을 지탱해 준 힘은 무엇이었을까?
무던히 두려움의 기다림을 버틸 수 있었던것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남은 시간들을 이렇게 두려워하면서 보낼 수는 없어.
하루하루 행복하고 싶다는 소망으로 버틴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살면서 처음 들었던 시기였다.
내 소중한 반려견들과 반려묘를 바라보며 멈출 수 없다고 생각했다.
끝까지 함께한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은 내가 살아있는 동안 반드시 지켜야 하는 숙명이라고 생각했다.
억울한 마음은 잠시 스쳐간다.
누구나 아프면서 늙어간다. 나는 조금 일찍 찾아온 것 일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