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먹은 접시들 좀 치워줘요.”
사장님이 커피파트를 도와달라 하셨다.
“빵들 좀 잘라서 손님한테 나가줘요.”
사장님이 도와달라 하셨다.
도움이 되는 직원이 된 게 기뻤다. 영광이다.
빵을 자르다 손가락도 잘라버렸다. 피가 흘렀다. 욱신거렸다. 짐이 될 수 없다. 라텍스 장갑을 덧꼈다.
바게트는 납작하고 무겁고 날카로웠다.
장작 소리도 내지 않았다.
치익. 손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철판을 들고 있던 왼팔이 200도로 가열된 오븐문에 닿였다.
풍선껌처럼 왼쪽 팔꿈치 아랫살이 부풀어 올랐다. 짐이 될 수 없었다.
밀가루의 고운 알갱이들이 공기를 타고 날아다녔다. LED 전등불이 번쩍거렸다.
냉장고는 반복해 트림을 했다.
세탁기는 알 수 없는 경고음을 냈다.
주방 안 창고 문 틈으로 곱슬머리가 보였다.
달력을 넘기며 뻐끔뻐금.
줄 담배를 빨아대고 있다.
잠시만 얘기 좀 해요.
창고문을 닫고 마주 앉았다.
카페매출이 줄어서 베이커리팀 없애려고요.
생지 받아서 쓸 거고 그럼 직원이 필요 없어서요.
이번 달까지만 해주세요. 그동안 고생하셨어요.
창고문을 닫고 나왔다.
삐거걱.
의자를 뒤로 눕히며
휴대폰 속 CCTV로 카페 구석구석을 감시했다.
구석에 놓인 하얀 테이블 위에 노트북 열었다.
딸깍딸깍.
구인공고를 둘러보았다.
‘안녕하세요. 이력서보고 연락드립니다. 내일 면접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