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란?

by neveres

수수료 手數料

1.

명사 어떤 일을 맡아 처리해 준 데 대한 대가로서 주는 요금.


2.

명사 국가나 공공 단체 또는 공공 기관이 특정한 사람을 위하여 공적인 일을 하였을 때, 그 보상으로 받는 요금.


-네이버 어학사전 발췌-


수수료에 대해 인터넷 검색하면 위와 같이 사전적 의미가 나온다.


그렇다면 수수료란 대가로 지불하는 요금이라는 데 이 대가는 받으려고 있는 것일까? 받지 않으려고 있는 것일까?


‘수수료’라는 것이 발생했으니 청구를 하는 것인데 창구에서 숱한 고객들이 수수료라면 치를 떨고 그 존재를 부정하거나 지불을 거부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요즘 인터넷 전문 은행 등에서 수수료 면제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그들은 안 받지 않느냐고 한다면 전 국민이 ‘카카ㅇ뱅크‘나 ’ 토ㅇ‘만 이용하면 될 일이다.)


어떠한 일을 처리해 주고 수수하는 요금이라는 의미의 이 존재는 일을 처리해 주는 행위는 일어났는데 ‘발생’ 된 것 자체가 비난과 원망의 대상이 되고야 마는 태생적 비극을 가지고 있다.


송금, 증명서 발급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 수수료를 지불할 것을 안내했을 때 얼굴을 붉히며 왜 수수료를 내라고 하느냐, 고객이 주는 수수료로 보너스 잔치(이건 정말 할 말이 많으나 각설하고)를 한다는 둥의 폭언을 하곤 한다.


이건 마치,


누군가가 뭘 해달라기에 해주고 정당한 대가를 달라고 하니 왜 대가를 바라냐고 멱살을 잡는 꼴이다.


그리고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는 방법(급여이체, 신용카드 결제계좌 등)을 안내하면 2차 분노를 터뜨린다. 자신이 해당 사항이 없다거나 ‘무조건’ 면제를 해달라고 한다.


자신이 해당 사항이 없는데.... 왜 화를 내는 것인가? 그 화는 누구를 향한 것인가? 급여 생활자가 아니어서 신용카드 발급이 되지 않아서 상품 가입할 상황이 아니어서 고객 등급이 낮아서 등등 이유는 다양할 텐데 저 이야기를 하면 해당 사항이 없다는 사실에 무려 눈앞에 은행원에게 화를 낸다. 화는 자기 자신에게 난 것 일 텐데.


그리고 심한 경우 끝까지 2,3천 원 하는 수수료 때문에 창구를 발칵 뒤집어 놓고 끝내 지불하지 않고 가거나 지친 은행원이 그냥 가시라고 하면 그제야 ‘진작 그럴 것이지’하고 끝까지 성질을 부리며 가는 경우가 있다.


많은 경우 이 수수료는 그 창구 직원이 조용히 지갑에서 꺼내서 시재(현금) 서랍에 넣는다. 그 수수료의 발생 사실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그냥 박고(은행원이 모자란 현금을 채운다는 뜻) 마는 것이다.



오늘은 이 수수료 때문에 아직도 나에게 트라우마처럼 남아 있는 기억을 떠올려보겠다.


마지막 지점에서 근무할 때 그 지점 대출 차주 중에 연장이 쉽게 되지 않아 몇 번 방문해서 일 처리를 하던 남자 고객이 있었다. 키가 크고 베토벤 머리(?)를 하고 있었던 것이 또렷하게 기억난다.


입출금이나 소소한 업무도 대출 창구에서 마저 처리해도 될 텐데 굳이 예금계로 와서 성질을 부리며 앉아서 이것저것 업무처리를 요구하다가 불현듯 수수료를 가지고 시비를 걸었다.


안 나오던 수수료가 왜 나오냐는 것이다.



신용도가 하락해서 대출 연장이 번거로워진 것처럼 은행 거래실적이 줄어들어서 고객등급이 하락함과 동시에 수수료가 발생한 것인데... 대출은 당장 자기가 아쉬운 것이니 거기다 대고 성질을 낼 수 없어 이 감정을 다 끌고 와서 만만한 여직원들에게 퍼부어 대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좋게 좋게 에둘러 이야기하다가 다른 은행에서는 자기가 VIP여서 수수료가 안 나온다고 허세(그럴 리가 없는 것이 그렇다면 애초에 여기서 대출을 쓸 일이 없다.)를 부렸다. 그래서 저희는 수수료 면제 등급이 아니시고 타행에서는 등급이 높으시니 안 나오는 것 같다고 하니 길길이 날뛰며 죄 없는 지점장님을 호출했다.


지점장님이 살살 달래서 방에 데려가서 아무 상관없는 그 사람 사연팔이를 한참 들어주고 돌려보냈다. 그리고 지점장님은 나도 달래줘야 했다. 지금 신용도 떨어지고 돈도 궁해서 몰리는 심정이라 저러는 거라고... 지금 생각해 보면 지점장님이 무슨 죄가 있었나 싶다.


그리고 얼마 후 그 베토벤(죄송해요..... 작곡가님....)이 대출 창구에서 일을 보고 가다가 갑자기 내 창구에 와서 나를 향해 삿대질을 하면서


“너 내가 잊어버린 줄 알았지!? 내가 너 다 기억해! 알아!?”


하고 사자후를 날리고 갔다.


기억은 나도 한다.


잊지도 않았고 당신에 대해 얼마쯤 정보라고 할 만한 걸 알고 있기도 하다.



수수료가 나와서 나온다고 했고 왜 나왔고 면제는 어떻게 해야 받을 수 있으며 면제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지를 말해주었을 뿐이다. 자존심이 건드려져 폭발한 건 알겠는데...


나는 그 당시에도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내 주소와 연락처를 다 아시는 고로 내가 시킨 음식을 들고 저만치 반대 방향을 향해 가시던 쿠ㅇ배달 기사님께도 친히 전화를 하여 “제가 취소를 하여도 불이익이 없으신지” 여쭙고 취소를 하는 새가슴인 나는 이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다.


자신의 신상 정보와 민감할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정보(가족 거래를 했었기에 이 또한 처리 과정에 인지된 것이다.)를 부러 내가 무슨 정보원을 고용해서 알아볼 것도 없이 알게 되는 상대인데 말이다.


물론 내가 보복을 할 의지 따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것이 정당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현실은 영화가 아니니까.


다만 저렇게 무방비 상태로 원수를 지고 만 이유가 ‘수수료’ 때문이라니.



수수료란 받으려고 있는 것이지 면제해 주려는 의도로 만든 것이 아니다. 요즘은 어지간해서는 수수료 나오는 일도 거의 없지만 서도...



그리고 저 베토벤 아저씨가 혹시나 현ㅇ차 대리점에 내가 차를 사러 가서 마주치면 그때도 나를 좀 꼭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나는 이렇게 자기 직장을 잘 기억하고 있으니.

이전 08화드리고 싶어요. 공인인증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