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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버트 Jan 28. 2021

비전공자의 서러움..

길버트 잡(JOB) 생각, 일곱 번째

 진로취업 상담을 하다 보면 참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중 하나가 비전공분야로 진로를 잡고 취업하기 원하는 경우다. 이런 학생들은 보통 학교에서 도움을 받기에 한계가 있다. 몇몇 교양과목을 빼고 대부분 전공 위주로 돌아가기에, 비전공 분야에 대한 진로 및 취업 정보가 턱 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참 어렵다.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는 상담자를 만나면 나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분야는 괜찮지만, 전혀 그렇지 못한 분야를 만나면 식은땀이 날 정도다. 그래도 내가 알고 있는 부분에서 최대한 이야기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어려운 마음을 보듬어 주려고도 한다. 나 역시 비전공분야로 진로를 잡고 취업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나 역시 비전공분야로 진로를 잡고 취업을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오늘은 그래서 비전공자로서의 서러움을 조금이라도 벗겨주기 위한 방법을 가지고 왔다.

먼저,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비전공자는 전공자에 비해 관련 분야 정보가 너무도 부족하다. 그래서 이를 어느 정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방법은 관련 분야 교육을 듣는 것이다.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다시 공부해서 대학에 들어가 전공하는 것이 역시 가장 좋다. 이것이 부담이 된다면 대학원도 좋은 방법이다. 정규 교육과정과 기관에 들어가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외부 교육기관도 괜찮다. 각종 단체와 학원 등에서 운영하는 장기코스 아카데미가 있다. 보통 6개월 이상 교육과정이다. 3월 정도의 단기 과정들도 있다. 가끔씩 자격증 교육만 듣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보통 아카데미 교육과정 안에 자격증 부분도 들어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간이 소요되는 집중 과정을 듣는 것이 좋다. 

정규교육기관이던, 사설기관이던 우선 교육과정에 들어가면 관련 분야 집중 교육을 들을 수 있어 당연히 좋다. NCS(국가직무능력표준)의 직무기술서를 보면 3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져 있다. 지식, 기술, 태도! 이중에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기술이다. 그리고 이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첫 번째가 지식이다. 그래서 관련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식이 없으면 기술을 쌓는데 한계가 분명하고 또한 기초가 없다 보니 백사장의 모래성과 똑같다. 

교육을 들으면 좋은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인간관계 형성이다. 우선 나를 이끌어 줄 수 있는 멘토(교수, 강사 등)가 있고 고민을 함께 나눌 동료들이 생긴다.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하다. 특히나 인간관계 위주로 비즈니스를 형성하는 직무 분야(예체능 계통 등)는 더더욱 그렇다. 기업 및 기관의 입사 동기들이 끈끈한 것처럼 좋은 유대관계는 낯선 진로 분야에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기관을 통해서 취업 연계가 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전문직,기술직 등) 꼭 필요한 부분이다. 

지식이 없으면 기술을 쌓는데 한계가 분명하고
또한 기초가 없다 보니 백사장의 모래성과 똑같다. 


두 번째는 지식을 바탕으로 직무역량을 쌓는 것이다. 그러려면 관련 기업, 기관의 대외활동, 공모전, 프로젝트, 인턴, 알바 등을 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인턴 등 별도의 선발 과정을 거치면서 참여할 수 있는 분야보다는 관심과 지식만 조금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분야에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선발 과정에서 합격할 만큼 본인이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씩 이런 경우 말고 동아리나 동호회 등 사적인 모임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그랬다. 사설 기관에서 HRD교육 과정과 자격증을 취득하고 교회 모임 및 지인 모임에서 심리검사 교육 및 해설, 가벼운 컨설팅을 했고 또 기회가 될 때마다 레크리에이션 등 행사 진행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때 교육 기획 및 강의/컨설팅 능력 등을 많이 배우고 역량을 쌓았다. 

이제는 기업/기관에서도 전공보다는 직무경험/경력을 더 많이 보고 평가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경험과 경력은 다다익선이고 고고익선이다. 그리고 기본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고 해서 배움을 그치지 말고 중간중간 관련 분야 특강이나 전문 기관 일회성 교육 등을 들으면서 계속 지식을 쌓아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기업/기관에서도 전공보다는 직무경험/경력을 더 많이 보고 평가하기 때문에


세 번째는 태도를 이야기하고 싶다. 한 가지는 아니고 여러 태도다.

먼저, 강한 멘탈이 필요하다. 비전공자는 전공자에 비해 스스로 찾아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그만큼 의사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교육기관 선정에서 교육 과정도 고르고, 직무역량을 위한 경험을 쌓을 곳도 하나하나 찾아보고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전공자들과 끊임없이 경쟁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멘탈이 무너질 때도 많았다. '그냥 전공 따라 편하게 할걸...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렇게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멘탈을 붙잡고 '나는 이거 아니면 안돼!' 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또 버텼다. 그래서 멘탈이 첫 번째 필요한 태도다.


그다음은 적극성이다. 나의 학생 시절을 보면 절대 적극적인 학생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장 발에 불이 떨어지고 내가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 상황이 되자, 나도 모르는 내 안의 적극성이 발휘되었다. 나는 적극성이 없는 사람이 아니고 그동안 이를 발휘할 상황이 오지 않았던 것뿐이다. '누구나 그런 상황이 되면 그런 적극성이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했을 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런 상황에서도 주저하고 포기하는 사람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문뜩 예전에 적극성을 크게 발휘했던 경험이 생각난다. 어느 날 한 특강을 듣게 되었다. 진로취업 강사분이 오셔서 최신 취업 트렌드에 대해 강의해 주셨다. 그 강의를 들으면서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한 것은 취업 트렌드가 아니었다. 나도 저 강사처럼 무대에 올라가 이런 강의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저 사람은 어떻게 지금 이 자리에 서게 되었는지.. 평소의 나였다면 이런 생각으로만 끝이 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강의가 끝나고 나는 그 강사를 만나러 갔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했다. "나도 강사님처럼 다른 사람들 앞에서 강의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내 질문에 강사님은 잠깐 당황해하셨지만 곧 친절하게 이야기해주셨다. 그때 내용이 바로 내가 첫 번째로 이야기한 '교육과정 이수/수료'였다. 하여튼 그때 적극성 발휘가 어떻게 보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적극성은 어떤 일을 하던지 보통 다 필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할 때는 그 보통의 몇 배나 더 필요하다.


세 번째 태도로는 인내를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배우고 느낀 많은 것들 중에서 지금 하나를 뽑자면, '이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 그래서 기다리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비전공분야로 진로를 잡았을 때 두려움도 많았지만 그보다 새로운 희망에 대한 부픈 꿈과 열정이 가득했다. 그래서 열심히 노력만 하면 그 꿈을 빨리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준비하면서 또 일을 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사회는 냉혹했다. 학교와 너무 달랐고, 나를 보호해 주는 울타리가 없었다. 그때 생각한 것은 '내가 어떻게 지금까지 왔는데, 절대 포기할 수 없지!'였고 반드시 언젠가는 좋은 기회가 오리라는 믿음으로 버텼다. 예전에 TV에서 박명수 스타일리스트의 성공스토리를 보게 된 적이 있었다. 100만 원의 박봉으로 시작해 10년이 지난 지금은 1000만 원 이상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하는 그녀는 그 성공 비법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버티는 거요. 아무리 노력하고 실력이 좋아도 인정받을 때까지 버티지 못하면 사라져요, 열정을 쏟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회가 올 때까지 버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명 '존버'라고 하는 것이다. 자신의 분야에게 성공한 이들이 공통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존버 즉, '인내'다.


버티는 거요. 아무리 노력하고 실력이 좋아도
인정받을 때까지 버티지 못하면 사라져요
박명수 스타일리스트 조미혜 님(이미지 출처: jobsN)

마지막으로 비전공자라고 해서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힘든 이유만 이야기하면, 저보고 포기하라는 건가요?" 비전공자 상담에서 현실적인 부분을 이야기할 때 이런 질문을 받기도 한다. 질문보다는 한탄에 가깝다. 그럴 때마다 나는 이렇게 이야기하려고 한다. "아닙니다. 제가 뭐라고 해라, 마라 합니까?! 그런 거 보다는 열정으로만 하기보다는 현실적인 부분도 알고 하는 것이 쉽게 포기하지 않은 방법입니다"


나 또한 포기하지 않았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완주하길, 하지만 그 길은 100미터 달리기보다는 10,000미터 달리기에 가까울 것이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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