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다시 쓰는 나의 이야기 – 천천히, 그러나 나답게
마흔 살 생일이 막 지난 올 3월 초, 나는 다시 퇴사했다.
2011년 첫 회사를 시작으로 약 14년 동안 6곳을 거쳤다. 모두 와인을 중심으로 '먹고 마시는 것'을 다루는 곳들이었고 매거진 편집장, 마케터, 이벤트 기획자 등 다양한 역할을 두루 경험했다.
지금의 나를 만든 길은, 대학 시절 불어불문학과를 선택하며 시작되었다. 프랑스 문학과 문화, 철학을 배우고, 언어 공부를 핑계 삼아 현지에서 프랑스 사람들의 삶을 엿보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와인을 공부하고, 그길을 이어 사회로 나왔다.
새로운 경험에 대한 호기심으로 매년 1~2차례 밖으로 나가고, 특히 회사를 옮길 때는 6개월~1년씩 해외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5대륙 30개 이상의 나라를 방문했고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서유럽은 여러 번을 찾아도 늘 새롭기만 하다.
이렇게 나름 자유롭게 살아올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감사하게도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기 때문이다. 돈 욕심도 일 욕심도 없는 나는 다행히 사치 욕구도 없어서 좋아하는 일과 생활을 추구하면서 살아오고 있다.
그리고 올해 마흔 살, 나는 '중년의 갭 이어(Midlife Gap Year)'를 지나고 있다. 퇴사 후 찾아온 권태로움은 무기력하게 굴러가는 인생의 길목에 커다란 장애물이 되었고, 나는 이를 피해 방향을 살짝 틀어 새로운 길을 만들기로 한다.
마흔 살, 다시 시작하기 딱 좋은 나이.
인생의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1-2년 천천히 걸어간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질 리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느리게, 그러나 나답게 걷는 이 길 위에서, 나는 오늘도 새로이 나를 써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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