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잘 계시지요?
어머니와 오던 봄날은 지나갔어도
그 길은 아직 여기 있습니다.
***
비가 내린다는 예보대로
어김없이 비가 내립니다.
지리산으로 가자.
근데 어디를 가지?
중산리?
뱀사골?
고민 끝에 선택한 곳은 지리산 뱀사골이었습니다.
부슬부슬 비는 내리고
봄날의 애상은 산으로 들어갈수록 깊어졌습니다.
마천, 산내도 지나
구불구불~~~
정말 뱀처럼 구부러진 계곡 따라
벚꽃이 만개해 있습니다.
푸른 계곡물 위로 피어난
빗 속의 꽃은 애틋하기도 합니다.
눈이 내린 듯합니다.
나무에도 길에도.
속세엔 이미 져버린 꽃이
지리산에는 활짝입니다.
저토록 화사한 벚꽃을 보면서
마음이 슬퍼지는 건
어머니와 함께 오던 길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꽃을 참 사랑하시던 분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래서 경치 좋은 곳
꽃이 피는 곳이면
어머니를 모시고 다녔습니다.
아이고 예쁘다!
감정표현이 풍부하셨던 분이라
이 길을 들어서면 참 좋아라 하셨습니다.
어머니와 함께일 때는 늘 날이 좋았습니다.
맑고 화창한 날을 골라 다닌 덕이기도 하지만.
비가 내리는 오늘
눈물이 날 것 같아 자꾸 하늘을 올려다보게 됩니다.
어머니,
잘 계시지요?
저는 잘 있습니다.
지리산에는 오후 늦게까지
자꾸만 빗발이 휘날렸더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