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이름의 성벽 8

8. 시집살이라는 폭풍 속, 나를 지켜준 또 다른 성벽

by 갱s토리

"올케, 미안해. 우리 엄마가 너무했지. 우리가 다 알아."


7화에서 언급한 엄마의 10년 사투 속에는 또 다른 전장이 있었다. 바로 할머니의 혹독한 시집살이였다. 기가 유독 셌던 할머니는 엄마가 밤낮으로 병수발을 들고 간병을 도맡아도 단 한 번을 고맙다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남들 앞에서는 "며느리가 며느리 노릇을 못 한다"며 엄마의 가슴에 시퍼런 멍을 들이곤 하셨다.


능력 없는 남편을 대신해 빚을 갚고, 자식들을 건사하며, 시어머니의 독설까지 받아내야 했던 엄마. 그 숨 막히는 일상에서 엄마의 유일한 숨구멍은 역설적이게도 시댁 식구인 고모들이었다. 고모들은 시어머니의 성깔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그 화살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올케를 향해 늘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시누이와 올케 사이라면 흔히들 '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고모들은 엄마에게 든든한 아군이자 또 다른 성벽이 되어주었다. 할머니의 모진 말 끝에는 항상 고모들의 따뜻한 위로가 따라왔고, 그 지지가 있었기에 엄마는 그 긴 세월을 버텨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나도 그 고마운 마음을 갚고 싶다. 엄마를 외롭게 두지 않았던 고모들, 우리 가족이 가장 힘들 때 곁을 지켜준 사람들에게 이제는 내가 든든한 조카가 되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