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화(火)는 감정이 아니라 직급이다.

화가 위로는 못가고 아래로 흐른다

by 이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직장 상사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면

'나'에게서 문제를 찾았다.


'내가 잘못해서.'

'내가 바보 같아서.'


그러다가 점점 내 탓만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조직생활에서의 화는 대부분 갑을 관계와 연관이 있다.

갑과 을의 관계이기 때문에

정제해서 말할 수 있는 것도 가시돋히게 말하는 경우가 있다.


#부장은 오늘 나에게 업무상 화를 내며 핀잔을 주었다. 엄청 까칠했다.

그랬던 부장이 상사를 대할때는 어느때보다 상냥하다.


#계약직 시절, 끄덕하면 나에게 소리를 질러대며, 다음날 카톡으로 '사과' 메시지를 보내던

과장A는 내가 자신과 똑같은 직급이 되자, 한번도 내게 소리를 지른 적이 없다.


#차장B는 갑자기 '이딴 식으로 일하지 말라'며 개거품을 물며, 어느 대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과연 차장B가 자기 팀장한테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나 역시, 대학생 인턴에게 순간 퉁명스럽게 말투가 나오려다 허걱할 때가 있다.

부장에게는 언제나 예의바르다.


이런 일들을 겪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조직생활 내에서의 '화'는 갑을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울 자리 보고 다리 뻗는다'는 말이 있다.

'화'역시 그래도 되는 사람한테 뻗치는 본질이 있다고 느꼈다.


조직에서 '그래도 되는 사람''이란?

자기보다 직급이 낮은 사람 아니겠는가?


조직에서 자신 보다 직급이 낮은 사람에게

업무상 화가 날때,

한번 더 생각해 본다.


'이 상황이 회장님이 그랬어도 내가 이렇게 퉁명스러울 일인인가?'


위로는 말한마디라도 다정하게 하려고 하면서,

아래로는 화만 내는 그런 사람이 혹시 내가 아닐까?

항상 나를 성찰하곤 한다.

ChatGPT Image 2025년 12월 30일 오후 10_48_08.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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