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인생을 방황했던 이유를 드디어 찾다. 그건 바로 반항심
"너는 인생을 반항심으로 망칠거다."
'세일즈맨의 죽음'의 주인공 윌리 로만이 자신의 큰 아들 비프에게 던진 말이다.
미식축구 유망주였던 비프는 아버지인 윌리의 외도를 목격한다.
그 뒤로 방황의 길을 걸으며 사회적 낙오자가 되고 만다.
위의 대사는 윌리가 비프와 다투며 악담을 퍼붓는 장면에 나오는 말이다.
'반항심으로 인생을 망친다'는 대사가
내가 한때 감정적으로 방황했던 핵심을 짚은 것 같아 뜨끔했다.
그래 나도 비프처럼 방황했지.
나는 줄곧 인생의 방황의 이유를 몰라 답답했다.
해결되는 것이 없고, 20~30대는 계속 곤두박질 치는
기분이었다. 심적으로 괴운 나날들이었다.
집에 오면 항상 부모님과 다툼이 있었다.
취업도 안되고, 믿었던 연인은 바람이 났다.
어느 날은 스승의 날을 맞아 은사님께 인사 드리러
친구들과 함께 모교를 찾았다.
당시 나는 취업 준비 중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그럴싸한 직장에서
사회의 첫발을 내딛고 있었다.
교수님이 후배들에게 선배 소개를 할 때 였다.
다른 친구들은 학교다닐때 어쩌고 저쩌고 찬란한 소개가 있었지만,
나는 이름만 얘기하고 지나가 버렸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남모르게 내 얼굴만 붉게 달아 올랐다.
그때의 부끄러움과 자괴감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날 이후로 집에만 틀어박혀서 취업 준비도 하지 않았다.
이력서를 쓰다 노트북을 접고, 집에만 시체처럼 누워있었다.
혼란스런 마음에 부모에 대한 원망만 늘어놓았다.
"엄마, 나를 왜 낳았어"
엄마를 붙잡고 울부 짖었다.
그때 우리 엄마 마음이 얼마나 찢어졌을까.
이제 알았다.
나의 방황의 핵심은 '부모에 대한 반항'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 부모님은 사이가 좋지 못했다.
그속에서 부모님에 대한 반항의 싹이 나도 모르게 크게 자랐다.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아빠의 외도를 목격한 뒤, 비프의 행동을 보니
반항의 씨앗은 선명한 생각을 가로 막고,
긍정의 마음을 앗아간다는 확신이 들었다.
나 역시 그랬을 것이다.
이제 알았다.
그때의 나는 세상을 향해 반항하고 있었던게 아니라
부모에게서 도망치지 못한 채
부모를 향해 화를 내고 있었다.
나이 40대가 되어 이제는 내가 힘들 때 손내밀 유일한 안식처가
부모님이란 사실을 완벽히 이해하게 되었다.
지난 날 가졌던 원망보다 이제는 감사함이 더 크다.
지금의 생활이 감정적인 방황을 끝내고
안정기에 접어든 이유일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