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반창고'는 마음의 안정

부모가 붙여주는 반창고에 아이는 안정과 공감, 사랑을 확인하는 것 같아

by 이호

ㅣ 부모가 붙여주는 반창고를 통해

아이는 안정과 공감, 그리고 사랑을 확인하는 것 같다.


ㅣ 아이가 색종이에 손등이 아주 조금 긁혔다.

내가 보기에는 하찮은 상처지만,

아이는 나를 졸졸 쫓아다니며 반창고를 붙여 달라고 한다.


ㅣ 상처가 별거 아니길래

설거지며 밀린 집안일을 핑계로 반창고를 바로 붙여주지 않았다.

그때 아이의 표정은 너무 실망하는 눈빛이었다.


ㅣ 문득, 아이에게 반창고는

"내 상처를 알아주세요, 상처를 공감해 주세요."

공감을 통한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주말에는 아이와 온종일 함께 한다.

아이는 새로 사준 종이접기 책에 푹 빠져

색종이만 만지작 거렸다.

나를 찾이 않았다. 오예~!


이때다 싶어 밀린 집안일을 했다. 화장실 청소며, 세탁기 돌리기 등등

집안일도 하다보면 몰입이 된다.


그때였다.

아이가 내 등 뒤에 와있는지도 몰랐다.


"엄마 색종이에 긁혔어요."

호~ 해달라는 뜻이었다.

언뜻보니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상처였다.

대수롭지 않았다. 나는 대충 호~ 해주고 집안일을 계속했다.


"엄마, 반창고 좀 붙여주세요. 그리고 태권도 학원에서

운동하다 발도 긁혔어요."


또 언뜻보니 그냥 별거 아닌 것 같았다.


"그래그래, 나중에." (내가 아이에게 자주 하는말이다.)


나는 또 집안일을 했다.


문득 조용해서 뒤를 보니,

아이가 내 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의 표정은 뭔가 실망한 듯한 눈빛이었다.


어느 육아 프로그램에서

아이가 부모에게 '호~'해달라는 것, 반창고를 붙여달라는

행동은 그걸로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들은 것이 생각났다.


아차 싶었다. 하던 집안일을 놔두고 호~도 다시 정성스럽게 해주고

반창고도 붙여주었다.


그제야 아이의 얼굴에는 웃음이 만개했다.

아이는 아무일 없다는 듯

다시 책으로 돌아가 색종이접기에 열중했다.


어른 눈에는 별것 아닌 상처였지만

아이에게는 분명 아픈 순간이었고

그 감정을 부모에게 인정받고 공감받고

싶었던 것이다.


그 공감을 통해 부모의 따스한 사랑을 재확인한 뒤에게

아이는 다시 자기 세계로 돌아갔다.


그래! 반창고 붙이는게 뭐가 그리 어렵다고

자꾸 뒤로 미뤘을까.


아이가 반창고 하나로 나의 사랑을 확인한다면

언제든지 만사 제쳐두고 달려가

붙이고 또 붙여주리!


불끈!! 각오를 다신 하루였다.

그 마음이 언제까지 갈지는?

또 집안일에 밀릴수도 있지만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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