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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ul 여진 Apr 04. 2024

읽지 않을 거면 좋아요도 누르지 않았으면 해.

이곳이 인스타인가?

좋아요 수에 집착할 거라면 그냥 인스타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것이 낫지 않은가.

한 문장도 읽지 않으면서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들을 솔직히 '작가'라고 칭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맞구독한 분 중에 몇 분은 나를 구독해서 어쩔 수 없이 예의상 구독한 분도 있다.

그분들이 나를 구독한 이유는 당연히 내가 먼저 그분들의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눌렀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금 말한 그대로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누른 것인데, 그분들은 내 글의 한 문장도 읽지 않으면서 여러 글을 연이어 좋아요를 눌렀다.

좋아요 누른 시간대가 나오는데 그걸 모를 거라 생각한 건지, 아니면 알 게 뭐야~라고 생각하는 건가.


사실 나 역시 내가 직접 구독한 분들의 글을 모두 정독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어떤 글은 읽어 가다 보면 소화가 잘 안 돼서 빠르게 훑게 되는 글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적어도 한 문장도 읽지 않으면서 좋아요를 누르진 않는다.


솔직히 글도 안 읽고 좋아요 누르는 건 내 글은 읽어 주길 바라면서 "너네 글은 읽기 싫지만 내 글을 읽고 좋아요 눌러주길 바라는 거고, 그래서 나도 그냥 눌러주는 거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책 한 권 읽지 않으면서 내 책을 내서 내 책을 팔고 싶다는 마음과 뭐가 다른가.


책도 읽지 않으면서 작가가 되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은 상담을 해오면서 많이 봐왔다.

그런데 이곳 브런치 스토리에서 똑같은 마인드로 임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 솔직히 이곳에 들어오기 전의 몽글몽글한 마음이 많이 사라진 상태다.

이곳에 한 번에 합격해서 들어온 사람들도 많겠지만, 여러 번 떨어지고 겨우 들어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3번 만에 들어왔고, 3번째에 질문에 답이 있음을 알게 됐다.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면 계속 떨어졌을 거다.

질문을 제대로 이해한 후에야 합격했고, 설레는 마음과 감사한 마음과 기대심으로 글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단순히 좋아요를 주고받는 행위에 실망감이 들었다.


100명이 내 글 하나 읽지 않고 좋아요 누르는 것보다, 내 글과 소통이 잘 되는 한 사람이 읽고 좋아요 눌러주는 것이 백배 값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 처음 합격 했을 때 유튜브 본 채널에 브런치 스토리 작가 됐다고 신나서 링크 걸어두고 알렸지만 몇 시간 뒤 아차 싶어서 삭제했다.

새로 만든 두 채널도 현 채널에서 더 이상 홍보하지 않는 이유도 순수하게 채널에 끌려 오는 순수 구독자를 바라는 마음 때문인데, 브런치 스토리에도 굳이 단순히 유튜브 구독자라서 구독하고 좋아요 눌러주는 건 내가 바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벌써 부작용도 생겼다. 최근 올린 글 내용에 현 채널의  조회수에 대해 썼고 그 내용은 당연히 몇 달간의 흐름을 파악하고 쓴 것인데 단순히 최근에 바꾼 썸네일 때문에 조회수가 안 나오는 거라며 댓글을 단 구독자를 봤다. 단순히 며칠 흐름을 보고 판단하는 건 어리석은 행동이다. 나는 그렇게까지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이곳뿐만 아니라 지금은 잘 올리지 않지만 네이버 블로그도, 카카오 스토리도 나는 홍보하지 않았다.

인스타 역시 마찬가지다.

좋아요에 집착할 거라면 이곳이 아니라 그냥 인스타에 글을 올리면서 좋아요 누르는 것에 열을 가했을 것이다.


내 글을 읽어주길 바란다면 다른 작가들의 글도 읽는 것이 '작가로서의 기본 상식이자 매너'가 아닌가.

기본 중에 기본도 갖추지 않고 어떻게 자신의 글은 사랑받길 바라고 관심 가져주길 바라는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어이없어하면서 화가 날 사람도 많을 것이고, 좋아요 눌러주는 것이 매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니 불쾌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런데 솔직히, 글 쓰는 사람이면 글을 읽는 자세부터 취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 글도 읽지도 않고 좋아요를 누를 사람이 있을 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난 이곳에서 공중에 떠 있는 좋아요 따위 받으려고 기대 가득 안고 들어 온 게 아니다.

또한, 유튜브 채널 세 개나 운영하면서 주 5일 영상 촬영과 편집을 하고, 상담도 하고, 두 채널의 숏츠 영상과 인스타 릴스 영상도 거의 매일 올리고, 이곳에 주 4일 글을 쓰는 게 허공에 뜬 좋아요나 받으려고 내 소중한 시간들을 쏟아붓고 있는 게 아니다.

하나 밖에 안 되는 좋아요라도 읽고 눌러 주는 좋아요를 바라고, 오래 걸리더라도 내 글과 소통이 되는 찐 구독자들을 원하는 것이고 진짜 작가님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으로 없는 시간 쪼개가면서 이곳에 최선을 다해 글을 쓰고 올리는 거다.

'브런치 스토리 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작가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마인드도 갖추지 않은 가짜 작가는 결코 존중해 줄 의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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