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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ul 여진 Apr 04. 2024

9. 혼자 놀자 못하는 사람과는 놀지 마라

외로움이 고독으로 바뀌었을 때 비로소 쉼이 찾아온다.


혼자이고 싶지만 늘 혼자이긴 너무 외롭고, 함께 하고 싶지만 늘 함께하는 것보다 대체로 혼자 있는 것이 편하다.
이것이 현대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생각 중 하나다.

그리고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 이들 중에선 사람들은 필요 없다고 말하는 이들과 인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성공하고자 한다면 인맥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사람을 끊어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우선 나에게 해당하는 게 있는지 체크해 보자.

혼자 식당에 가서 밥 먹는 것이 민망하다.

혼자 영화관 가서 영화 보는 것은 창피하다.

혼자 여행 가는 건 너무 두렵다.

혼자 쇼핑하는 건 재미없다. (인터넷 쇼핑 X)

혼자 서점에 가는 건 뻘쭘하다.

혼자 카페에 가는 건 낯설다.

혼자 핫플레이스 (시내 or 번화가 포함) 가는 건 엄두도 못 낸다.


10년 전까지 리스트에 적힌 모든 내용이 내게 해당 됐다.

그래서 나는 사람에게 집착을 했다.

혼자 놀지 못하는 사람을 멀리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집착'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지 못하는 것은 외로움 때문만이 아니라, 자기 계발에 대한 관심도 없거니와 친구나 연인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그들의 시간이 자신에게 맞춰지길 바라는 마음이 당연한 듯 깔려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사람에게 집착했고, 책 한 권 읽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 어디를 가든 혼자 가면 사람들이 나를 친구도 없는 사람으로 볼까 두려웠다.

초등학교 땐 전교생 따돌림을, 중학교 땐 은따를 당하고 그로 인해 고등학교 땐 불량 학생으로 지냈기 때문에 '친구'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음에도 친구들이나 연인에게 버림받을까 늘 노심초사 가시 방석에 앉은 기분으로 그들에게 매달렸다.

즉, 내 삶과 내 미래엔 매달려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거다.

내가 그러한 사람이었기에 장담컨대 혼자 있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은 멀리 하는 게 좋다.


자, 그런데 사람들이 성공하기 위해 인맥 자산이 필요하다는 말과 반대로 인맥을 정리해야 한다는 말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다.

유튜브나 다양한 책에서도 성공하기 위해선 인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정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둘 다 맞는 말이지만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발언들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일단, 앞서 말한 것처럼 혼자선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은 정리해야 하는 대상이 맞다.

그런데 질투심을 느끼게 하는 사람은 곁에 반드시 두어야 한다.

그런데 번지르르한 차를 타고 단순히 돈이 많은 것 같고 이성에게 인기 많은 듯한 류의 사람들을 질투하고 있다면 본인도 기피 대상자가 될 것이다.

어디에서든 말을 유창하게 잘하고, 친화력과 어휘력이 뛰어나 남녀노소 상관없이 좋아하는 그런 사람.

책 읽는 척하는 사람이 아니라, 책이든 신문이든 사회 이슈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습득하는 사람.

씀씀이가 헤프지 않지만 베풀어야 할 땐 베풀 줄 아는 사람.

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것 같다가도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

평소에도 욕을 하지 않고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게 감정을 스스로 잘 다스리는 사람.

유흥 문화보다 건강 관리를 위한 모임을 즐기는 사람 등으로 배울 점이 있는 사람들은 자주 연락하며 만나지 못하더라도 꼭 인연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아쉽게도 내 곁엔 그런 사람들이 없었다.

나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던 거다.

최근엔 20년 지기 베프와도 인연을 끊었다.

후회는 없고, 그저 때가 된 것이라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어쩌면 그조차도 내가 부여잡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이제 나는 진짜 혼자다.

모든 인연을 정리하고 진짜 혼자가 되었다.

10년 전부터 나는 책이 좋아졌고, 욕 하는 사람들이나 그런 모습을 보는 게 불쾌해지면서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갖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히 친구들은 나에게 변했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고, 그들은 변한 나의 모습을 낯설어하다가 결국 결이 맞지 않아 소식이 뜸해지다 끊어졌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는 이렇게 달라져 가는 내 모습이 원래 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니 어릴 적 내가 평소 사람들을 대하던 행동들이 떠올랐다.


"맞아, 난 이런 아이였어"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금 나를 찾은 듯했다.

그렇다고 내가 지혜로운 사람이란 것은 아니다.

그저 상처받지 않으려고 지나치게 날을 세우고 더 표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맞지도 않은 거친 옷을 입었단 사실을 알게 됐을 뿐.

맞지 않던 옷을 하나씩 벗어던지며 비우고 버리는 과정을 10년째 하고 있는 셈이다.

오래도록 겹겹이 맞지도 않은 옷을 입고 있던 터라 하나하나 벗어던지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내 살결에 붙어 있는 듯 쉬이 벗겨지지 않는 것들도 있었다.

그 옷엔 '인연'이란 것도 묻어 있었으니 마지막까지도 벗겨내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고.

그렇게 나는 허물을 벗듯 조금씩 천천히 10년 동안 '나를 찾는 여정을 보냈다'


비로소 내가 된 듯했고, 남은 건 정말 나뿐이다.
그저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고 내 일에 집중하는 1년을 보내고 있고, 이젠 비운만큼 채워야 하는 시기가 되었단 걸 알지만 어떻게 채워가야 하는지 모른다.

첫 친구가 먼저 내게 다가와 친구들을 이어줬고, 그 친구들이 다 떠나서 다시 홀로 되었는데 먼저 다가가 본 적 없으니 어디서부터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건 당연하다.

그럼에도 나는 성공을 갈망하고 있고, 기버로서 성공하려면 먼저 다가가고 먼저 베풀고 먼저 웃어주고 먼저 보듬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최근 자원봉사 단체에 가입해서 조금씩 용기 내어 내가 그간 해보지 못했던 손 내밀기와 다가가기를 해보고 있다.
성공하려면 사람을 끊어내야 한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불필요한 만남을 줄이고 내 목표를 무시하거나 내가 꿈꾸는 계획들을 비난하는 등 성공을 막는 이들을 끊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속에는 가족도 포함이다.

내 가족들은 특히나 두 말할 것 없이 해당되는 사람들이었다.
(만약 가족을 반드시 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대화를 최소한으로 줄이거나 독립해서 살 수 있는 상황이라면 독립을 해서라도 거리를 두어야 한다.)

내 꿈이나 목표에 방해가 되는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는 의미를 사람들은 잘못 이해하고 좋은 사람들마저 끊어내는 실수는 절대 범해선 안 되지만 다행히(?) 나에겐 좋은 사람이라는 개념을 떠나서 성공하기 위해 도움 되는 인연은 없다는 결론과 확신이 섰을 때쯤 내가 끊어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돼서 끝맺음 당시 싸우거나 서로에게 상처 주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불필요한 사람들을 정리하는 것보다 성공하기 위해 첫 번째로 해야 할 더 중요한 것은 목표를 반드시 명확하게 세운 후에 계획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꿈과 목표가 있고 이런 사람이 돼서 이런 삶을 살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 중 80% 이상이 시간이 지나서 주변 사람들이 목표한 그대로 잘 진행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응 그렇게 살고 있어”라고 대답을 하거나 “아니 이래서 저래서 못하고 있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20%의 사람들은 “응 현재까지 60~70% 달성했어”라고 대답한다.
이런 상황은 실제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 나갔느냐 그저 말로만 바라기만 했느냐의 차이로 갈라진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목표와 계획을 혼동하지 마라’고 전한다.
목표는 말 그대로 산의 정상, 그 산 정상의 ‘위치’가 곧 ‘목표’라는 뜻이다.
그러면 우리가 그 산의 정상에 오르고자 한다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출발해야 하는지 순서를 먼저 정해야 한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도 이미 절반은 앞서 나간 선두자가 된다.

나도 그들과 멀어지지 않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눈 뜨면 가장 먼저 보온 안대를 착용하고 30분 정도 눈의 피로를 덜어준다.(눈 뜨고 자는 사람들은 필수다)

그리고 스트레칭을 하고 소원 일기에 세 가지 소원을 쓰고 오늘 할 일과 어제의 내가 반성해야 할 것과 칭찬해야 할 것을 쓰고, 다이어리에는 어제 했던 목록들을 쓴다.

조금 일찍 일어난 날에는 목을 풀기 위해 소리 내어 책 읽기를 하고, 조금 늦게 일어난 날에는 운동을 먼저 다녀온 후에 소리 내어 책 읽기를 한다.

소리 내어 읽는 동안에는 입 모양과 발음에 신경 쓰며 읽느라 집중이 잘 안 돼서 10분~15분만 소리 내어 읽고 이후에는 그냥 속으로 읽는다.

그리고 사실 운동은 하다 말다 하다 말다 해서 아직 정신력이 부족하고 인내와 끈기가 부족한 나에겐 싸워서 이겨내야 할 도전 과제이기도 해서 요즘엔 종종 나태해지지 않게 이끌어줄 정신적 지주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단 생각을 하곤 한다.

그래도 10년 동안 조금씩 허물을 벗은 덕분에 그 사이에 이룬 것들도 많고, 얻은 것들도 분명하게 있다.

잃은 게 있다면 그동안 만나왔던 '사람들'뿐이다.

나 자신을 놓고 보면 사실 그것이 정말 잃은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 사람들이 떠난 것에 대한 후회나 아픔은 없다는 게 솔직히 좀 신기하기도 하다. (사람에 대한 집착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을 늘리고 계획에 어긋나지 않게 일을 추진하기 위해 어떤 사람과 함께 하며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정하고 순서대로 밟아간다면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처지가 어떤 상태라 하더라도 반드시 지금보다 더 나은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 자신해서 말해줄 수 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코로나로 인해 회사에서 인원 조정을 하게 됐고 그때 퇴사하게 되면서 실업급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태어나 처음으로 내가 원하는 집에서 살고 있고 광주 여행이나 경주 한옥 숙소를 잡고 2박이나 3박으로 혼자 놀러 다니며 두려움을 극복하고 있고 먹고 싶은 것도 원 없이 먹으며 집 근처 bar에서 하이볼을 즐겨 마시며 혼자 있는 시간을 그 누구보다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기 위해 가끔은 카페에 가서 2~3시간 앉아 창 밖을 멍하니 바라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으니.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겨보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었다.

‘혼자 있는 시간’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혼자 있는 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계획해서 순서대로 차근차근 진행한다면 당신이 지금 무얼 바라고 있든 그 바람은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한다.



【마법처럼 힘이 되는 한 소절】

아무리 애써도 안 될 땐 잠시 쉬어 너를 봐.
쉼에서 해답이 보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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