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질 지릿한게
우라질 지릿한게 거참 묘한 생각 들게 한다. 코를 킁킁거리며 어디에서 나오는지 인상 찌푸리며 고개 돌리자 또 훅! 치는 바람 끝에 매달린 비릿함이라니 분명 삶다만 콩나물에서 나는 내음새. 한 낮에 인가 드믄 산자락 따라 오는 콩나물 내음새라, 콩나물 삶다 냄비 뚜껑 열지마라는 지금 내 나이에 도솔천 건너가기 전 밤새 뒤척이던 젊은 과부 엄니의 오래된 목소리가 귀바퀴를 햝는다. 밤은 깊어지고 갱년기로 흐느적 거리는 몸뚱아리 잠을 설칠재 지난 가을 밤새 후두둑 떨어진 밤 주워다 쟁여 놓은 생각 일어 냉동실 문을 여니 기다렸다는 듯이 밤뭉탱이 후두둑 쏟아진다. 거참 쏟아진 밤알에 화풀이라니 우라질 비릿하고 지릿한 그 내음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