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힐데 Jun 07. 2023

갱년기에 밤꽃 향이라니

우라질 지릿한게

우라질 지릿한게 거참 묘한 생각 들게 한다. 코를 킁킁거리며 어디에서 나오는지 인상 찌푸리며 고개 돌리자 또 훅! 치는 바람 끝에 매달린 비릿함이라니 분명 삶다만 콩나물에서 나는 내음새. 한 낮에 인가 드믄 산자락 따라 오는 콩나물 내음새라, 콩나물 삶다 냄비 뚜껑 열지마라는 지금 내 나이에 도솔천 건너가기 전 밤새 뒤척이던 젊은 과부 엄니의 오래된 목소리가 귀바퀴를 햝는다. 밤은 깊어지고 갱년기로 흐느적 거리는 몸뚱아리 잠을 설칠재 지난 가을 밤새 후두둑 떨어진 밤 주워다 쟁여 놓은 생각 일어 냉동실 문을 여니 기다렸다는 듯이 밤뭉탱이 후두둑 쏟아진다. 거참 쏟아진 밤알에 화풀이라니 우라질 비릿하고 지릿한 그 내음새.

매거진의 이전글 그니는 파평면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