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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말빛 Sep 19. 2024

하늘이 하늘했다.

오지 않는 가을에게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고 길다. 추석이 지났는데도 한 낮 기온이 35도를 웃돌아 폭염주의보가 내린다. 다른 해에 비해 장마도 길었다. 덥고 습한 여름에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남아에서나 겪었을 법한 스콜현상까지 빈번하게 발생하니 이제 우리나라는 아열대 기후가 된 것 같다.


우리가 어린 시절 사계절이 있는 아름다운 강산이라 배우던 그때가 그립다. 여름은 6월부터 8월까지라고 슬기로운 생활 교과서에 나와있었다.


이런 지랄 맞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하나 좋았던 것은 하늘이 유난히 예뻤다는 사실이다. 이건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닌 것이 인스타의 인친들이 올리는 사진 중 하늘이 빠지는 날은 없다. 비 내리기 전 먹구름도 비가 없는 날 맑고 파란 하늘도, 그리고 새털구름이 하늘을 수놓은 날도 모두 아름다웠다. 기후 탓인지 그간 하늘을 볼 여유가 없었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하늘 사진에 하루 한 번은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내가 보는 아름다운 광경을 담아 그들에게 전달한다.


기후가 변해도, 세상이 변해도, 우리가 가진 아름다움을 나누고픈 마음은 변치 않는 듯하다. 내 마음을 담은 하늘 사진 한 장이 누군가에게 여유와 미소를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잘 산 하루라는 생각이 든다.


주말에 전국적으로 강한 비가 예상된다고 한다. 그 비가 그치면 가을이라는 반가운 계절이 찾아오기를 기대한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하늘이 높고 아름다운 계절. 또 우리는 어떤 아름다운 하늘과 하루를 나눌까?


계절이 지나가듯 인생의 짧은 고난도 아름다운 기억이 되는 날이 오겠지. 오늘의 하늘에 내 마음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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