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방학 숙제

세상

by 정말빛

올해 두 아들이 모두 성인이 되었다. 몸과 마음이 한결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아이들을 방목으로 키웠고 그들은 건강한 성인이 되었다. 잘 키운 것의 기준이 무엇인지 정해져 있지 않지만 내 기준으로는 잘 커주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스스로 행복하다 느끼니 그것이면 충분하다. 큰 아이는 군 복무 중이고, 대학에 가지 않은 작은 아이는 최대한 빨리 입대를 하겠노라 했다. 아이들의 결정을 존중한다. 지난날 그랬듯이 아이들의 인생에 깊이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의 인생이니 결정도 책임도 그들의 몫이다.


강경수 작가의 그림책 '세상'은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과정에서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표현하고 있다. 강경수 작가만의 날카로운 시선이 부모인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식을 걱정하는 마음이 크다 보니 쉽지 않은 일이다. 책 속의 주인공이 작은 방에 갇혀 창문으로 바라본 세상은 두려운 곳이었다. 큰 손이 말한다. 바깥세상은 위험하고 무서운 곳이라고. 아이가 세상을 만나 세상을 알고 밖으로 나가는 과정을 잘 그려 냈다.


내 자식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세상 모든 부모가 바라는 바이다. 하지만 그 사랑의 방법과 표현이 아이를 위한 것인지 내 불안을 잠재우기 위함인지, 그도 아니라면 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함인지 잘 들여다보아야 한다.


일본 여류 작가 소노아야코는 이렇게 말했다. '자식은 가장 가까운 남이다.' 나는 동의한다. 그리고 앞으로 내 자식들을 가장 반가운 손님으로 맞을 것이다. 그림책 한 권을 읽은 것이 육아서 한 권을 읽은 것보다 더 큰 울림을 주었다.


나는 그림책을 사랑한다.

그림책에는 삶의 모든 색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