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산골마을 우당탕당]-멧돼지와 교통사고

by 마담 리에

본 에피소드는 제가 살고 있는 프랑스 남부의 한 시골마을에서 2020년 6월 24일에 일어났던 일을 '멧돼지와 교통사고'라는 제목으로 블로그에 기록한 포스팅입니다.


평생 겪어본 적 없었던 일들을 프랑스에 살면서 종종 겪게 되는 것 같다. 특히 도시에 살던 기존의 상식의 범위 안에서 일어날 거라고 예상하는 일들을 넘어서는 차원의 일들이 종종 실제 생활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왠만한 일이 아니면 “뭐 그럴수도 있지”라며 넘기곤 한다. 그러나 이번 일은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멧돼지와 우리집 차량이 충돌해서 차가 앞 범퍼가 박살이 나고 에어백이 튀어 나왔으며 운전대인 스티어링휠이 망가졌다. 차가 거의 사망하기 일보 직전이다.


원래 내가 살고 있는 오 렁그독 자연공원(Parc naturel regional du Haut-Languedoc)지역에는 자연보호구역이라서 개발 제한도 되어 있고 산이 많기 때문에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그래서 산책을 하다가 종종 야생동물들과 조우를 하게 된다. 한가로이 물 마시고 있던 사슴 가족과 마주치기도 하고 내 눈을 또렷이 20초간 쳐다보고 있던 renard roux (붉은 여우), 그리고 멋진 뿔을 가지고 있던 mouflon(야생 양)들, lama(라마), bouc(수컷 염소), 종종 산길에서 만나는 salamandre(도롱뇽) 기타 등등을 포함한 많은 육지 동물들과 하늘에는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노래하는 티티새는 물론이고 요즘은 여름을 알리는 매미 소리도 같이 들린다. 또한 비행기처럼 날아다니는 독수리, 저렇게 나무에 쪼아대면서 부리가 아직도 남아 있을까 싶은 딱따구리, 그리고 밤이 되면 올빼미와 부엉이 소리도 종종 들린다.


그 중에서도 한번은 18시 정도의 어스름한 해가 질 무렵에 산책하던 도중에 살아 있는 sanglier(멧돼지)와 조우한 적이 있다. 30센티 정도의 내 앞을 멧돼지가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갔다. 오른쪽에 있던 물가에서 물을 마시고 왼쪽에 있는 산으로 후다닥 멧돼지가 지나갔는데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눈 한번 감으니 멧돼지가 사라져서 멧돼지와의 조우가 꿈이었나 싶을 정도였다.


멧돼지에 대한 정보를 구글 검색을 해보았더니 몸통의 크기가 90cm~1,80m까지에 달하며 몸통 둘레는 70cm~1m 라고 한다. 꼬리는 30~40cm이며, 몸무게는 350kg까지 나간다고 하니 내가 7명이 있는 것과 버금간다. 그리고 멧돼지의 속도는 평균 시속 20km/h이며 단거리 질주는 70km/h도 가능한다고 한다. 그때 내 앞의 30cm 앞을 가로 질러서 산으로 올라갔던 그 멧돼지가 나와 충돌했다면... 이라는 상상을 하면 내가 아마 가루가 되어 공중에 분해가 되지 않을까 라는 장면이 떠오른다.


여하튼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2달 정도의 외출제한령이 있었고, 그 동안 사냥도 금지되었다. 그래서 사냥을 하지 않아서 요즘은 멧돼지가 좀 많아졌다. 그래도 산 속이 아니라 도로까지 그 멧돼지들이 내려올까 싶었는데 내려오더라.



IMG_6642.jpg 멧돼지와 충돌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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