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나는 아직 살아 있다
2018년 11월 6일, Port à cath 수술
Portacath라는 수술 받게 되었다. Portacath 란 치료 받을 때 약물을 주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관으로 정맥을 연결하게 설치하는 소형 의료기기이다. 항암치료를 좀 더 원활하게 받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솔직히 Portacath 수술을 받기 전에 어떤 수술인지 의사가 설명해 주었으나, 프랑스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지라… 이 설명은 도저히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불가의 영역이었다. 내가 알아 들었던 단어라고는 수없이 반복해서 내 뱉었던 단어였던 '뽀흐따까' 라는 말이었다. 그래서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그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수술 받는 것도 힘든데, 설명을 이해하는 것은 더 힘들다.
수술을 받는 날은 예전에 종양제거수술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스케쥴이 프랑스답게 의사 및 간호사들에게 최고 효율적으로 시간이 배정되어 있었다. 즉, 정확히 말하자면, 담당 수술하는 의사 와 간호사들 모두 바캉스를 떠났다가 이 날 돌아왔다. 그리고 모든 수술이 이 날로 할당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 날 모든 환자들이 수술을 받으러 줄지어 있었다.
이 말은 다시 말하자면, 환자 입장에서는 전혀 효율적이지 않는 스케쥴이다. 의사를 한참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의사는 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렇개 한참을 기다리다가 남편과 나, 우리처럼 하염없이 의사를 기다리는 또 다른 환자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녀는 나보다 먼저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했기 때문에, 어떻게 항암치료를 받는지 머리는 어떻게 빠지는지.. 언제부터 받기 시작했는지.. 담당 의사는 누구인지.. 끝없이 설명한다. 남편은 그녀에게 많은 질문을 했다. 그녀는 많은 답변을 해 주었다. 그리고 나는 그 대화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화가 난다. 내 귀가 있는데 듣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내 자신에게 먼저 화가 난다. 그리고 그녀가 말한 것을 듣고 나에게 설명도 잘 안해주는 남편에게도 화가 난다. 그리고 나의 명석했던 두뇌로 그녀의 말을 퍼즐 조각처럼 띄엄띄엄 이해를 할 수 밖에 없는 나의 프랑스어 수준에 무엇보다도 화가 난다.
그런데 너무 힘들어서 화를 낼 힘도 없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없이 의사를 기다렸다. 수없이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가던 중에 마침내 의사가 도착해서 나는 수술대로 들어갔다. 지난번에 종양제거 수술을 받았던 날 처럼 수술실에는 보호자가 동반할 수 없어서 나 혼자 들어가야 했다.
간호사가 오늘 어떤 수술을 내가 받을 건지 나에게 물어본다. 내가 알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수술이 진행되기 시작한다.. 국부 마취를 해서 몸에서 서서히 힘이 풀린다. 그러나 의식은 살아 있기 때문에 어떤 튜브가 나의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진다..
Portacath가 내 몸에… 나의 오른쪽의 가슴 위쪽에 심어졌다. 숨을 쉬는 것은 문제가 없는 듯 하지만.. 코로 들이쉬고 내쉬는 것은 약간 거북해 지기 시작하며 침을 삼키는 것이 그다지 편하지는 않다.
나의 몸에 인위적인 것이 심어졌다. 그렇다면 나의 몸도 뭔가를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할 것일텐데 항암치료를 바로 내일부터 시작하자고 한다… 내 몸은 이것을 버텨 낼 수 있을 것인가?
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기에 몸과 마음이 지친 길고도 고단한 하루가 또 지난다. 그리고 나는 아직 살아 있다.
2018년 11월 7일, 암종양 의사 면담과 심장 검사
암종양제거수술을 받고 Portacath도 이식을 했기 때문에 항암치료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 순서로는 항암치료 차례였다. 그래서 이번에 암종양 의사와 면담을 가지게 되었다. 원래는 10월 15일에 상담했던 첫번째 암종양 의사와의 면담이 있었지만 내가 원하는 날짜에 본인이 부재일 것이라는 것에 다른 의사가 담당의사로 바뀌었다.
나를 담당하게 된 의사는 스페인의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아침 9시에 항데부가 있어서 병원에 일찍 도착했다. 키가 짤막하게 배가 오동통 나온 외모를 가진 아주 친절하고 명확한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의사였다.
나는 그의 분명한 프랑스어 발음이 듣기 편했다. 그 의사는 내가 앞으로 받을 치료 과정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을 상세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의사는 처방전 5장 정도를 써주었다.
그 다음 절차로 나는 간호 총책임자에게 안내되었다. 그녀는 내가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에 대한 모든 일정을 설명해 주었다. 고통을 느낄 때는 돌리프란을 주저말고 복용하라는 것과 항암치료 받고 나서 주사를 이틀 후에 맞으라는 것과 심리적인 우울증에 시달릴 때는 심리치료사가 대기하고 있으니 상담을 신청하라는 등.. 그리고 미용에 관해서도 모자가 공짜로 지원이 된다는 등.. 여러가지 설명을 정말 디테일하게 모든 사항을 꼼꼼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모든 문장은 항상 “궁금한 사항은 주저 말고 물어보라는 것”으로 마쳤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치료를 받다가 힘들어서 우울증이 걸렸다면…. 그 상황을 나는 설명을 해야 할텐데… 바로 프랑스어로… 과연 내가 치료 과정에 너무 힘들다는 것을 프랑스어로 설명해 낼 자신이 있을 것인가? 그녀가 설명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힘든데… 나의 상황을 프랑스어로 설명할 턱이 없지 않는가…?
그 간호 총책임자는 굉장한 속도로 빠르고 명쾌하게 팜플렛에 있는 항암치료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술술술 입으로 설명을 해나갔다. 병원에서 일하는 남편도 놀랐다. 비서가 이토록 의사처럼 전문적으로 설명을 해준다니.. 굉장히 전문적으로 일을 분담해서 본인이 맡은 일은 최고 전문으로 1초의 시간 낭비 없이 이토록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굉장한 경이로운 충격을 받았다.
이제까지 내가 갔던 프랑스의 병원은 느려 터진데다가 비효율적으로 일하는 절정이었는데, 이 병원에서 내가 경험한 놀라운 속도의 초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군더더기 없는 굉장한 전문적인 일처리는 놀라운 감동을 선사했다. 이 병원에서 받게 될 치료들에 신뢰를 할 수 있을만큼의 일처리였다. 알고보니 이 병원은 프랑스에서 두번째로 유방암 전문 치료로 유명한 곳이었다. 일단 오전의 1차 병원 면담은 끝이 났다.
그리고 집에서 싸온 간단한 도시락을 남편과 먹고 오후에는 심장 검사를 하러 또 다른 병원인 St. ROCH 병원으로 이동했다. 14시에 면담이 있었다.
심장 검사(Cardiologue) 를 하는 이유는 Portacath를 한 후 나의 심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체크하기 위해서이다.
결과는 나의 심장은 규칙적으로 잘 뛰고 있음이 확인이 되었고, 이제 항암 치료를 진행하면서 어떻게 심장이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 2달 후에 다시 한번 심장을 체크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2달 이전인… 1월 7일 이전에 의사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항데부를 잡으라는 말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