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항해 시작, 항암치료

by 마담 리에

2018년 11월 13일, 첫번째 항암치료


병원이 집에서 차로 90분 거리에 있다. 하루 이틀 치료 받는 것도 아니고 15번은 항암치료와 35번의 방사선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가야 하는데 매번 남편이 운전을 해서 병원에 갈 수는 없다. 대중교통으로 이용해서 병원에 가려면 왕복 6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치료를 받기 위해 버스를 타고 가는 것도 힘들다.

그래서 나는 치료 기간 동안 앰뷸런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 부분은 보험(Mutuel)의 혜택 덕분이다. 내가 사는 프랑스 남부의 산골 마을에는 재활병원이 있는 동네인 덕분에 가까운 곳에 2~3군데 정도의 앰뷸런스 회사가 있다.


그래서 미리 앰뷸런스 회사에 전화해서 치료 받기 2시간 이전인 10시까지 와달라고 전화를 했다. 약속의 날이 다가왔다. 항암치료를 받는 첫번째 날이었다. 앰뷸런스가 집 앞에 10시에 도착했다. 앰뷸런스를 운전하는 Monsieur의 이름은 ‘장 미쉘’이며 외모는 이 산골 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시골의 사나이였다. 나를 따르라..라며 전장에서 병사들을 지휘하는 장군의 포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사냥꾼의 전형적인 스타일과 닮기도 했다. 처음 받는 항암치료이기 때문에 남편이 나와 앰뷸런스를 같이 타고 병원에 갔다. 우리 부부가 사는 마을은 산동네라서 주변에 산밖에 없어서 평소에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외롭게 지냈는지 남편이 대화가 고팠나보다. 남편이 병원에 가는 90분 동안 ‘장 미쉘’과 물만난 고기마냥 쉬지않고 말을 한다.


프랑스에 와서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가 프랑스 남자들은 어찌나 말이 많은지… 솔직히 놀랬다. 어찌나 잠시도 쉬지 않고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건지… 얼마나 오랫동안 말을 할 수 있는지 대회를 열면 아마 전세계 챔피언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장 미쉘’과 우리 남편의 그 끝없는 대화를 들으며 병원에 도착했다.

첫번째 항암치료가 시작되었다. 치료를 받기 전에 솔직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걱정도 되었다. 그런데 실제로 항암치료를 받기 시작하자 암종양 제거 수술이나 portacath를 내 몸안에 심는 수술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그냥 내 몸 안으로 약물 투입만 하면 되는거니까 말이다.


쇄골 밑 부분에 심어진 portacath를 통해 내 몸 안으로 빨간 약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검사도 많이 받았고, 여러번의 수술도 받았던 것도 그다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는데, 막상 항암치료가 진행이 되자 이제까지는 본격적인 여정으로 들어가는 ‘워밍업’이었나 싶다. 이제서야 먼 길을 떠나는 본격적인 암투병의 항해가 시작된 것 같다.




2018년 11월 15일, 호중구 주사 Neulasta(뉴라스타)


항암치료 진행 방식은 처음 3차는 3주 간격으로 강도 높은 항암치료가 진행되었다. 치료는 약 2시간 정도 소요가 된다. 이 강도 높은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반드시 맞아야 할 주사가 있다. 바로 Neulasta(뉴라스타)라는 주사인데 가격은 980유로이다. 1,300원 환율로 따지면 대략 128만원이다. 가격이 후덜덜하게 비싸서 어떤 주사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구글에서 Neulasta(뉴라스타)를 검색해 보았다.


Neulasta est un médicament utilisé chez les patients atteints d'un cancer afin de soulager la neutropénie (faible taux de neutrophiles, un type de globules blancs), qui constitue un effet indésirable fréquent du traitement du cancer et peut rendre les patients vulnérables aux infections.

뉴라스타는 암 치료의 흔한 부작용이자 감염에 취약할 수 있는 호중구감소증(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 감소증)을 완화하기 위해 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약이다.



Neulasta(뉴라스타)라는 주사는 호중구 수치를 유지시켜 준다고 한다. 한국은 비보험일 때 70만원이며 보험 적용을 받으면 4만원에 맞을 수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36만엔, 이며 대략 40만원 정도라고 한다.


이 주사를 남편은 본인이 나에게 놔줄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남편에게 맡기기에 왠지 안심이 되지 않아서 방문 간호사(infirmiere à domicile)에게 부탁해서 주사를 놓아 달라고 했다. 그래서 항암치료를 받고 나서 이틀 후에 간호사가 나에게 주사를 놔주기 위해서 우리집에 방문했다.


이 주사의 처방전에 다음과 같이 씌여 있었다.

1 injection sous cutanée à réaliser 48 heures après la chimiothérapie.


즉 항암 치료 이후 48시간 이후에 피하 주사를 맞으라고 말이다. 이 주사는 내가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서 주사를 받아서 집의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그리고 주사 맞기 30분 전에 냉장고에서 꺼내서 상온 보관후 원하는 부위에 맞으면 된다. 복부에 긴 주사 바늘이 쑤욱 들어왔다. 복부에 살이 있어서 아프진 않아서 다행이다.





2018년 11월 16일, 내 약은 내가 챙겨야 한다.


항암치료후 3일동안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아침에 깜빡 잊고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머리가 어지럽고 힘이 없고, 피곤하고, 자꾸 구역질이 나오려 하고 눕고만 싶었다.

약을 복용하지 않았음을... 그때서야 깨달았다.


아프니 정신이 없다.


그러나 없는 정신도 챙겨야 한다.

내가 환자니까… 이건 내가 받는 치료니까…

내 약은 내가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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