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프랑스 문화 차이

by 마담 리에

2018년 12월 19일, 피검사 3 그리고 뜨개모임


오늘 아침에는 다음주에 있을 항암치료를 위해서 피검사를 받으러 가는 날이다. 피검사 결과를 통해 이상이 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함이다. 내가 살고 있는 프랑스 시골 마을에서는 프랑스어만 통용이 된다. 영어를 포함해서 다른 외국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거의 드물다. 지리적으로 오히려 가까운 스페인어나 아랍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을 찾는 것은 훨씬 쉽다.


그러므로 유방암 치료를 받는 데 있어서 가장 걸림돌이 되었던 것은 프랑스어였다. 남편의 도움없이 나의 상태와 문제를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족이 아프면 그 사람 한명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 되는 한국의 정서와는 다르게 내가 살고 있는 개인주의 문화가 뿌리박혀 있는 프랑스에서는 내가 아프면 그건 ‘나’의 개인적인 일이다. 가족이 슬퍼해 줄 수 있지만 가족에게 짐을 지울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나라는 존재가 남편의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남편없이 혼자가서 질문에 대답하고 피검사를 받고 왔다.


오후에는 예전에 매주 참여했던 뜨개모임에 갔다. 이 모임의 평균 연령대는 70세이다. 나를 딸처럼 걱정해주고 연락해주는 프랑스인 ‘마히’ 할머니, 옛날 70년대의 차를 소유한 독특한 색깔이라서 어디서나 눈에 띄는 ‘마히조’ 할머니, 지금은 은퇴했지만 아주 맛있는 케익과 빵을 만들었던 빵집 주인 남편을 가지고 있는 ‘베키’ 할머니, 그리고 자수 놓는 것을 좋아하는 ‘베로니카’ 할머니와 마지막으로 따뜻한 마음과 기분 편안한 유머를 지녔으며 영국인 ‘자클린’이 있는 모임이다. 항암치료를 받는데에 나의 프랑스어의 낮은 수준이 걸림돌이 되어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순위가 되었기 때문에 뜨개 모임은 참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작년에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서로 알게 된 것이 인연이 되었기에 이번에도 크리스마스 이전에 멤버들에게 조그만 선물을 준비해서 방문했다.


도착하자마자 할머니들은 역시나 티타임으로 맛있는 케익과 커피나 차를 즐기고 계셨고, 나도 같이 티타임을 즐기며 병원은 어떤지 항암치료는 어떤지 그동안 일상생활을 서로 이야기했다. 베키 할머니가 나의 프랑스어가 많이 늘었다며 엄청 칭찬을 해주셨다. 그리고 베로니카 할머니가 자수를 놓아서 만든 하트 모양의 조그마한 쿠션을 카드로 만들어서 모두가 나에게 응원의 한마디를 적은 카드를 주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모두의 정성과 애정이 담뿍 담김 카드를 받고 정말 감동을 받았다. 낯선 이역만리 타국에서 그동안 벙어리 냉가슴 하고 있는 나의 저 깊은 한 구석을 따스하게 지펴주었다.


손수 자수를 놓은 예쁜 하트가 들어있는 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하라고 하시는 마히 할머니,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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