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올해 70일 남았다고?

하루는 길고, 일주일은 짧고, 한 달 그리고 1년은 총알처럼 지나간다..

by 오션
tempImageMVf0Ji.heic


미쳤다.


올 해는 이거 꼭 해야지, 저기 가봐야지 끄적였던

메모장이 아직 스크롤 몇 번만 내리면 보이는데,


2025년 12월 31일을 향한 내 카톡 프사 위 D-day에 "71"이라는 숫자가 떠있다.



2025년의 나도 결국,

'뭐뭐할 걸, 어디어디 가볼 걸' 하는 "껄무새"로 끝나는구나.



그런데,

하루 하루 빠르게 지나가는 나날 속에

하루도 허투루 보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너무 억울하다.

막말로 절약 없이! 아낌 없이! 있는 돈 없는 돈 탕진하고

X(dog)판으로 매일을 보냈다면 억울하지도 않은데!


나름대로 계획도 세웠고,

하려고 했던 일에 대한 책도 사서 읽었고,

'진짜 이제 해본다.'하는 마음으로 실제로 행동에도 옮겼는데!


약 10개월 정도 지난 현재 시점에 돌아보니, 다 헛수고였던 것만 같다.


그냥 아무 것도 안하고 마음 편하게 놀고 먹을 걸 하는 후회마저 든다.


그 약간의 도전비용으로 썼던 십수만원, 몇 십만원이 갑자기 어마무시하게 아깝게 느껴진다.



과연 이 순간은 나에게 '쓸모없고 아까운' 것이었을까?





사실 직장을 다니거나 가정이 있는 사람에게는

(나로서는 both... )

자기만의 시간이 솔직히 얼마나 되나 싶다.


갑자기 막, 세상 바쁜 와중에 '무리'한 계획을 세운 것만 같다.


그래... 내가 잘못한 게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도 뭔가 이뤄내는 사람들이 대단한거야.

저렇게 회사 다니면서 글쓰고, 유튜브하고, 사업해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나랑 다른 사람일거야.


나를 낮추다보니 괜히 자존심도 상하고 부끄럽고 한 마음에, 괜히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상대방을 나와 관련이 없거나 아득한 존재로 생각해버리게 된다.



과연 매일 허투루 쓰는 시간들을 모았다면 조금은 다른 지금을 맞이하지 않았을까?

'30분만 더 잘래, 출근 하는 지하철에서 의미없이 봤던 릴스/쇼츠, 점심 먹고 식후땡(커피/담배),

아 오늘은 피곤한데 폰이나 보다가 자야지(1시간 무의미한 웹서핑)...'





모 책에서 본 내용이다.

(내 기억력이 아직 괜찮다면, '골프천재 탄도'라는 만화책의 삽화글에서 본 것 같다.)

tempImagefZMNOr.heic


3마리의 쥐를 놓고 노화 실험을 했다고 한다.


1번 쥐에게는 평소와 같은 무미건조한 컨디션(때 되면 먹이가 나오고 잘 때 되면 불끄고 자고),

2번 쥐에게는 평소 보다 힘든 컨디션(갑자기 먹이가 끊기고 소음을 들려주고 잠을 재우지 않고),

3번 쥐에게는 좋아할만한 것들을 풍부하게 제공한 컨디션(다람쥐통, 미로,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 음식).


과연 어떤 쥐가 가장 많이/적게 늙었을까?


뻔한 질문에 뻔한 답 같지만,

실제로 3번 쥐가 가장 적게 늙었다고 한다.


하지만 재밌게도

1번 쥐가 2번 쥐보다 더 늙었다고 한다.


3번 쥐 이야기는 충분히 납득이 간다.

'즐겁게 놀았던 쥐'는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쥐' 보다 더 시간을 압축해서 보낸 것이다.

즉, 같은 3시간을 보냈어도 누구에게는 3분의 순간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도 비슷한 경험을 하곤 한다.

시험볼 때 집중한 순간의 1시간은 10분으로 느껴질 정도로 짧지만, 지루하게 기다리거나 낭비하는 시간은 천년만년 길게만 느껴지고 같은 시간이어도 더 피곤한 것만 같다.



그런데, 아무 일도 없었던 1번 쥐가 어떻게 2번 쥐 보다 더 늙어버린걸까?


그 비밀은 바로 '생존 본능'에 있었다고 한다.


1번 쥐는 원하는 최소수준의 본능이 충족되었기 때문에 '절실한 마음' 같은 것은 없었다.

그저 때 되면 먹고, 자고 하는 삶의 반복이었을 것이다.

이 녀석에게 시간은 마치 '톱니바퀴'처럼 반복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2번 쥐에게는 시간이고 뭐고 일단 살아야한다는 '본능'만 남았을 것이다.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고 수면의 안정감 또한 없는 상태에서는 몸의 모든 신경이 깨어 있을 수 밖에 없다.

조금이나마 주어지는 먹이를 '절실하게' 먹고, 잠깐이나마 잘 수 있을 때 '짧고 굵게' 자야했을 것이다.



나는 과연 위 3마리 쥐의 컨디션 중에 어떤 형태의 삶을 살고 있을까?




우리는 현재 생업을 위한 노동을 하는 입장에서 3번 쥐가 되긴 참 어려울 것 같다.

3번 쥐처럼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존경하는 마음이 든다. (경외심에 가까울지도)

간혹 주변에 '덕업일치' 혹은 '드림컴퍼니에 취직한'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폭발적 만족도를 느낄 기회가 있는데, 정말로 그 부러울 따름이었다.


그렇다고 1번 쥐로 살고 있다고 하자니, 나 그렇게 인생 나이브하게만 살고 있는 것 같진 않다.

회사-집 무한 반복하거나, 멍 때리며 하루하루 '떼우며' 살지만은 않은 것 같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그런 '뫼비우스 띠' 같은 삶은 아니라고 할테니깐(하고 싶으니깐).


그래서 말인데,


올 해 계획 세우고! 뭐라도 하려고 아등바등 노력을 했고!

또 이렇게 회고하며 쓰라려하고 안타까워하고!

매일의 일상을 그저 주어진대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전전긍긍했던!

이런 나 자신을 그래도 2번 쥐에 비유해본다.



설령 눈에 보이는 결과가 아무 것도 없더라도,

설사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더라도,

0과 1은 분명하게 차이가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또 이렇게 2025년을 빠르게 돌아보고,

남은 두달간 무엇을 할지 그리고

2026년에는 좀 더 면밀하게 계획을 이뤄갈 것을 스스로 다짐한다.


더 열심히 몸부림치고, 더 뾰족하게 목표를 향하고,

더 고요하게 노이즈를 없애고 집중하다보면

'2번 쥐'로 지내던 내가 어느덧 '3번 쥐'가 되는 날도 찾아오지 않을까 한다.



모든 이들의 2025년 못 다 이룬 계획 그리고 꼭 반드시 이뤄낼 2026년의 계획을 응원하며.


@오션

작가의 이전글[오션 사업노트] 명분 : 사업을 해야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