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결정한다.

무의식이 만든 나만의 10가지 기준.

by 서연담


결정이라는 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어떤 사람은 속전속결이고, 어떤 사람은 끝없는 고민에 빠진다.
나는 후자에 가까운 편이었지만, 최근 깨달은 것이 있다.

사실 나는 항상 정해진 기준 안에서만 움직이고 있었다.
그 기준은 내 안에, 조용히, 그러나 명확하게 있었다.
이제는 그것을 말로 정리해보려 한다.


-동기를 만드는 기준


1. 의미

가장 먼저 드는 질문은 이거다.
"이걸 왜 하지?"

의미가 없으면 아무리 재밌어도 금방 그만둔다.
그건 허무하게 느껴지니까.
나에게 납득이 되어야만, 마음이 움직인다.


2. 재미

재미는 에너지다.
때로는 의미보다 먼저 다가오기도 한다.
고통도, 감정 소모도, 다 감당할 수 있다.
그 일이 재미있다면.


3. 지속 가능성

하루 이틀이 아니다.
한 달, 몇 년, 혹은 평생을 보고 가야 한다.
나를 망가뜨리는 루틴은 의미도 재미도 삼켜버리니까.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아니, 즐기며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작동 방식을 좌우하는 기준


4. 효율

체계 없이 움직이는 걸 견디지 못한다.
감정이든 정보든 구조화되지 않으면 쉽게 피로해진다.
그래서 반복이 적고, 명료한 흐름이 있는 방식이 좋다.
나는 '덜 피곤한 방식'을 본능적으로 찾아낸다.


5. 완결감

열어두는 걸 싫어한다.
감정도, 관계도, 일도.
무언가는 마무리되어야 하고, 정리되어야 한다.
끝이 있어야 안심할 수 있다.


6. 미감

보기 좋고, 만져서 좋고, 읽어서 좋은 것.
나는 조화롭고 깨끗한 것을 좋아한다.
미감은 내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이다.
그림을 고르고, 문장을 다듬는 것도 결국은 이 감각이다.


-관계와 감정의 기준


7. 소통 가능성

"혼자만 알고 있을 건가?"
이걸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을까? 공유할 수 있을까?
나는 마음이 통할 가능성을 늘 열어둔다.
내 글도, 생각도 결국은 타인에게 가닿기 위해 쓰인다.


8. 나만의 서사와 연결

그 일이 지금의 나와 연결되어 있는가.
나의 서사와 맞닿아 있는가.
아무리 좋아도, 지금의 내 이야기에 들어오지 않으면
멀어지게 된다.


9. 자율성

강요당하거나, 비교로 끌려가는 건 견디지 못한다.
내가 선택하고, 내가 방향을 바꾸고,
내가 중단할 수 있어야 한다.
자율성 없는 일은 오래가지 않는다.


10. 정서적 잔여물

하고 나서 후회할 일인가?
억울하거나, 수치심이 남을 일인가?
나는 그걸 무의식적으로 계산한다.
내가 나를 버리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으니까.




이 열 가지는 어쩌면 나의 감정 구조이자
의사결정 알고리즘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 기준을 몰랐을 때도, 이미 이 기준대로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은 알게 되었다.
나라는 사람은, 결국 이렇게 결정하는 사람이라는 것.


결국 이 기준들은 나를 지키기 위한 작은 방어막이자,
내가 나에게 정직해지기 위한 도구였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에는 언제나 내가 담긴다.
나는 앞으로도 이 기준들을 꺼내 들며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