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entry, private property!

감정 쓰레기통이 되지 않기 위한 안내문

by 서연담




당신이 이 글에 끌렸다면,

아마도 누군가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당신에게 쏟아붓고,

당신은 묵묵히 받아주고,

끝내는 "왜 나는 이렇게 예민할까? 왜 이게 이렇게 힘들까?"라고 자책했을 것이다.


이상하지만, 너무 흔한 일이다.

익숙해서 이상하단 것도 잊고 살 만큼.



인생에는 예기치 못한 일들이 많다.

실패, 상실, 좌절.

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그 일을 마주할 때 함께 따라오는 감정이다.


감정은 선택할 수 없고, 몸 안에 들어있으며,

그 어떤 기술로도 완전히 제거하거나 회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감정으로부터 도망치려 한다.

그 시도의 가장 흔한 형태는 이것이다:


“타인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삼기.”



슬픔, 분노, 두려움.

이것들을 마주하지 못할 때, 사람은 그것을 던진다.

가까운 사람에게, 들어줄 것 같은 사람에게,

"나 좀 들어줘", "미안, 근데..."라는 말로 포장된 감정 폭격이 시작된다.


그리고 말한다.

“속이 좀 풀렸어.”


그렇다면, 진짜로 감정은 해결된 걸까?



감정은 '토해내는 것'과 다르다.

감정은 소화되어야 한다.

내 안에서 받아들여지고, 느껴지고, 지나가야 한다.


하지만 타인에게 던진 감정은

그 사람 안에서 다시 살아난다.


감정을 자꾸 외부로 발산하는 사람은

오히려 그 감정의 주기를 점점 짧게 만든다.

드럼 세탁기 안의 양말처럼,

감정은 반복되고,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쓰레기를 받아준 사람은,

빈번해지는 호출에 어느 순간 지쳐간다.



당신이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건

당신의 공감 능력 때문이 아니다.

그건 생존 전략이었고, 오래된 습관일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의 책임도 의무도 아니다.


감정은 오직 그 감정을 가진 사람만이 소화할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감정 1인분 소화도 버거운 존재다.

남의 것까지 맡을 수는 없다.



그러니 멈추자.

선을 긋자.

감정은 양도와 대리 관리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잊지 말자.

당신의 마음은 당신만의 사유지다.

그 누구도 허락 없이 출입할 수 없다.




No entry.

No dumping.

Private property.


이제는 당신이 지키고, 가꾸어야 한다.

당신만이 할 수 있다.